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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신년사, 인내와 화합 통해 도약을 기대

2012년, 임진년(壬辰年)의 여명이 밝아 오고 있다. 찬란한 태양은 보건의약계의 어둡고 긴 터널에도 광명과 희망을 반드시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의 건강보험 안정화정책에서 비롯된 각종 시책전환이 특히 올 해 단행될 시점이므로 의료기관과 제약회사들은 작년보다도 더욱 엄청난 고난과 시련에 휩싸일 것이 분명하다.

의료환경은 만성질환제로 둔갑한 선택의원제가 끝내 4월부터 시행될 시점에 놓여 있고 무려 27년간 갈망해 왔던 의료분쟁조정법은 햇빛을 보았지만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금까지 부담하게 되었다. 여기에 7개 질환의 DRG확대가 불거지고 있고 각종 수가인하문제가 아직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의협회장 간선제를 비롯한 내부의 갈등과 반목이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도 안타깝게 하는 대목이다.

약업환경 역시 작년에 이어 절체절명의 숨막히는 시련과 난관이 폭발직전에 놓여 있다. 소위 ‘반값 약가정책’으로 불리는 일괄 약가인하 방안의 주사위가 던져졌고, 제약이 최대 피해산업으로 꼽히는 한미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리베이트 적발 뉴스는 피해당사자인 제약업계와 의료계를 움츠리게 함은 물론 국민의 신뢰까지 잃게 하지만, 정부는 새해에도 더욱 강도를 높이겠다는 으름장이다.

리베이트는 그 어떤 변명으로도 결코 정당화 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산업의 존폐를 위협하는 수준의 약가정책을 수용할 만큼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반발이다. 존폐위기에 몰린 제약업계가 정부를 상대로 약가인하 관련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더 물러설 수 없는 약자의 마지막 수순일 것이다.

약사사회의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다. 의약품 약국외 판매문제를 놓고 언론을 통해 표출된 국민의 요구와 약사사회 내부의 질타에 약사회 집행부가 공매(?)를 맞는 듯한 오늘의 현실이 또 다른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새해를 맞아 보건의료계 기관과 단체의 수장들이 내놓은 신년사를 보면, 한결같이 녹녹하지 않은 여건과 환경을 지적하면서도 새해 희망과 기대를 잊지 않았다. 의료계 수장격인 경만호 의사협회장은 “직장조합과 지역조합을 통합한 국민건강보호법 헌법소원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의료계가 줄기차제 외쳐 온 의약분업의 개선을 위해 대국민 설득활동을 적극화 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의약분업 제도개선에 대해서는 병원협회 성상철 회장이 더욱 톤을 높였다. “2011년부터 병원계가 하나가 되어 추진한 ‘의약분업 제도개선 전국민 서명운동’에서 이미 260만 여명의 국민호응을 얻었다”고 밝히고 올 해는 병원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불편해소와 병원경영의 어려움 해소에 더욱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110년 제약산업 역사상 가장 큰 시련을 겪고 있는 제약협회 이경호 회장은 “요즘 한겨울 찬바람이 제약산업이 처한 상황을 대변해 주고 있다”며 “무차별적이고 가혹한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정책을 법적 대응으로 막아 내면서 21세기 성장동력인 제약산업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래신약을 개발하고 글로벌산업으로서 국가경제를 튼튼히 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의약품 수출을 통한 글로벌산업화에 대해 의약품수출입협회 이윤우 회장의 새해 포부는 더욱 강렬했다. “국가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과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어 의약품 시장개척이 더욱 어렵지만, 여기에 연연하지 않고 전력을 다해 세계시장을 개척한 결과 수출목표 23억 달러를 초과 달성했다”며 “올해엔 ‘수출입국’을 뛰어 넘어 ‘수출대국’으로 나아가겠다”고 희망찬 청사진을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법에 없는 의악품의 약국외 판매를 강요 받았던 대한약사회 김구 회장은 “언론을 통해 표출 되어지는 국민들의 요구를 등지고 약사직능을 지켜가는 일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며 “약사들이 직능을 다하는 모습에서 국민들은 우리에게 더 많은 신뢰를 줄 것”이고 “약사직능의 전문성 확대를 통한 새로운 영역의 개척, 국민과 함께하는 선구적 ‘약사상’을 그려내는데 전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한의사협회 김정곤 회장은 “대한민국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서 세계적인 명품 ‘한의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2월 19일 개최되는 ‘2012전국한의사대회’를 시발점으로 올 해를 ‘제2의 한의약 부흥과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간호사협회 신경림 회장은 “40년 숙원이었던 간호교육 4년제 일원화 관련법이 국회을 통과되었고 아시아 국가 최초로 ‘한국간호평가원’이 평가인증기관으로 지정받아 한국의 간호교육을 국제적으로 표준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며 “간호전문직으로서 환자의 안전과 권리보장을 위해 영정과 애정, 그리고 헌신을 다하자”고 희망찬 다짐을 보였다.

지난해 환자안전과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새로 신설된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이규식 원장도 ”설립 첫 해에 97개 기관의 인증신청을 받아 85개 우수기관에 대해 인증을 부여했다”며 “올 해 400여 의료기관의 인증을 실시하고 국제의료질관리학회 인증을 획득하여 국민은 물론 해외 환자에게도 한국 의료기관의 질 높은 수준을 제고시키겠다”고 열의를 토했다.

암울한 분위기 속에 보건의료계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고 있으면서도 이렇듯 희망찬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의 보건의료단체들이 국민의 건강 지킴이로써의 역할에 헌신적으로 전력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단적인 사례라 하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몇 년간 국민의 눈에 비친 보건의료계에 대한 이미지는 국민을 등지고 전문 직능과 직역만을 고수하고 있는 몰상식한 전문집단으로 매도되고 있을 정도로 시선이 곱지 않다. 참으로 암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보건복지부 산하 거의 모든 산업분야가 존폐의 위기에 놓일 정도로 건강보험정책의 희생양이 되고 있어도 국민에게 뭇 매를 맞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무엇이 잘못되었고 그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새해 벽두, 모두 한번쯤 되새겨 보아야 할 과제다. 다른 산업분야도 국민과 산업이 이토록 이완되어 있는지? 총선을 앞둔 보건복지행정의 포퓰리즘은 아닐는지?, 또는 정책수립과 집행에 무리수는 없었는지?, 국민 보다는 직역이나 업권 보호에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혹은 대화추구에 앞서 행동부터 결행하지는 않았는지를….

이해와 화합, 양보와 인내, 단합과 도전 등의 덕목이 새삼 그리워지는 시국이다. “잘못이 있으면 고치면 될 일이지, 쥐 잡으려다 독 깨는 우까지 범해서야 되겠느냐?’고 항변하던 어느 제약 노동자의 분노에 찬 호소가 기억에서 살아질 날이 언제쯤 올 것인지…

용(龍)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흑룡(黑龍)의 해가 60년 만에 찾아왔다고 하는 그 힘찬 상승의 기운을 받아 보건의료인 모두 행복과 건강 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발행인 진 승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