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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폭력, 분노의 표출로 정당한가?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 대의원회(의장 박희두)는 지난 10일 선거관리규정 개정안을 놓고 임시 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임시총회에서 전국의사총연합(대표 노환규) 회원들 수십명은 '경만호 OUT', '선택의원제 찬성 경만호 퇴진' 등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의협 동아홀을 메웠다.

경만호 회장이 인사말을 진행하던 도중 전의총 회원 일부가 단상으로 난입하고, 저지하려던 의협 직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어지면서 임시총회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그 과정에서 노환규 대표는 날계란을 경만호 회장에게 투척하는 일이 발생했다.

노환규 대표는 임시총회가 끝나고 계란투척에 대해 자신이 던졌으며, 계란을 던진 이유는 경만호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선택의원제 도입에 찬성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계란투척과 전의총 회원들의 폭력은 그동안 경만호 회장을 비롯한 의협 집행부 및 무기력한 대의원회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젊은 의사를 비롯한 의사협회 내부에서 경만호 회장에 대한 불신임과 퇴진 요구가 거센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젊은 의사들은 경만호 회장을 비롯한 대의원회 대의원들이 자신들의 안위만을 걱정하고, 의료계 전체의 위기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그런 분노의 표출을 폭력으로 행사하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들은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고, 그런 상황에 대한 인식이 없는 집행부와 대의원회에 대해 경각심과 경고의 메시지라고 항변하지만 전의총 회원들을 제외한 그자리에 있던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폭력행사가 정당성하다고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이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는다.

결국, 대의원회 의장단은 긴급 회의를 갖고 그날 폭력행사를 했던 전의총 회원들과 노환규 대표에 대해 회원자격 정지 및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외부상황이 어려운 의료계의 현실속에서 또 다시 내부갈등이 발생한다면 결집력의 저하로 의료계는 외부 압력에 끌려다녀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

건전한 비판과 내부 투쟁은 필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용인되는 범위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건전한 비판을 제기한 쪽에 여론은 형성될 것이며,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서 목소리를 내고 항의를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그것이 폭력으로 귀결된다면 우호적인 목소리는 줄어들게 되고 여론은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어려운 의료계의 현실속에서 전의총과 젊은 의사들의 절박한 심정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그런 어려운 현실을 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 대의원들이 인식할 수 있는 지혜로운 행동 전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