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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절박함 반영된 궐기대회, 그래서 아쉬운 이유

점잖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제약인들이 114년 만에 거리로 뛰쳐나왔다.

일괄 약가인하 정책이 개개인에게는 고용불안부터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의 매출타격, 산업 전체로는 세계시장에서의 퇴보를 가져올 것이라는 업계의 위기감은 장충체육관을 뒤덮은 1만명에 가까운 인파로 그 정도를 짐작하기 충분했다.

잠시 일손을 놓고 모여든 넥타이 부대들로 한동안 장충체육관 주변 교통은 마비되는 상황이 연출됐고, 국내 내로라하는 제약사 사장들은 약가인하 반대 구호가 적힌 띠를 두르고 마이크를 잡았다.

사실 이번 궐기대회는 갑작스런 일정과 장소변경으로 그 규모가 대폭 축소되면서 단순한 ‘해프닝’ 수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약가인하 정책으로 사상 최대 시련을 맞고 있는 업계의 절박함은 그대로 반영됐다.

그래서다. 몇 가지 아쉬움이 더 짙게 다가오는 이유가.

되짚어보면 제약산업 역사상 원로들이 한자리에서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던 경우는 없었다. 이번 궐기대회야 말로 그들이 나서주길 어느 때 보다 바랐던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제약협회 이사장단들이 준비된 원고를 단상에 서서 읽어 내려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업계 원로들이 마이크를 잡아 제약인들의 불안한 상황을 대변했다면 이날 궐기대회는 사회적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남겼을 것이다.

축소된 규모 역시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당초 예정대로 여의도 공원에 3~4만명이 운집했다면 그 파장은 훨씬 강력했음이 분명하다.

어찌 됐든 보여지는 규모에 따라 국민들의 관심도가 극명하게 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정책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여론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에서 제약업계의 호소가 이대로 마무리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결국 최대 분수령은 다음 달로 예정된 ‘1일 생산중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중단만은 예정대로 모든 회원사가 참여해 국민들에게 절박함을 제대로 알리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