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0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약국 외 슈퍼판매, 한 젊은 약사의 변

지난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개최된 ‘약국 외 판매 의약품 제도 도입방안에 관한 공청회’에서 한 젊은 약사의 호소가 공청회장에 울려 퍼졌다.

청중 질의 발언권을 얻은 그는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에서 판매로 인한 손해가 10%내외 수준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현 정부 방침대로 라면 약국의 생존을 위협하는 50%이상의 경영타격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으로 대출을 받아 약국 경영하고 있는 입장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특히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져 이기적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은 데 사실 이는 생존권이 걸려있는 문제라며, 약국 경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이민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며 절규했다.

현재 정부는 일반의약품 48개 품목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해 늦어도 8월초부터는 약국 외 판매 즉 슈퍼판매를 전격 허용할 예정이며, 여기에 더해 9월 정기국회에 약사법 개정안을 제출해 감기약·해열제 등 가정상비약까지 허용토록 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약사들의 입장에서는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으로 진행상황도 여의치 않다.
정부의 강행의지가 확고하며 의사단체 그리고 시민사회단체까지 슈퍼판매를 부르짖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약사회는 의약품을 슈퍼에서 팔게 되면 의약품의 안전관리가 불가능하고 오남용이 우려됨과 동시에 동네약국의 폐업으로 이어진다며 벼랑 끝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공중보건의와 공중보건약사를 활용한 심야시간의 공공보건의료센터를 가동해야 하며, 당번약국의 활성화와 근무시간 연장을 꾀하겠다고 피력하고 있지만 그동안의 당번약국·복약지도의 부실운영 등이 발목을 잡고 있어 설득력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즉 약사회가 약국 외 판매를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해 맞서고 있지만 국민 불편해소를 위한 대의적 명분 앞에 뚜렷한 타개·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의약분업 이후 약국 환경이 처방조제 중심으로 변화됨에 따라 동네약국 수가 감소하고 문전약국이 증가, 병·의원 운영시간에 맞춰 약국 개·폐문하고 있어 동네약국의 접근성이 약화돼 야간이나 공휴일에 일반의약품을 구입하기 힘들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표출돼 왔다.

자업자득이란 비판도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약국 외 판매를 통해 의약품의 안전관리가 불가능해지고 오남용이 우려된다고 강조하기 보다는 솔직하게 절박한 생존권 문제를 호소하자는 한 젊은 약사의 절규와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국민 여론을 되돌릴 수 있는 심각한 고민이 약사회에 던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