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교육 없이 의료기기 사용 위험천만

[기획3] 육성법 통과로 한방 의료기기 분쟁 더 촉발 전망

한의약육성법 국회통과이후 한의계의 현대의료기기를 이용한 진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방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진단은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는 격이라는 의료계의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의료계와 한의계는 이미 IMS, IPL, 초음파 진단기 등 현대의료기기 사용으로 인해 많은 법적분쟁과 양측간의 감정싸움이 초고조에 달해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회는 한의약육성법 개정안을 통과시킴으로 양 단체의 감정 골은 더 깊어졌다.

개정안에 따르면 한의약 정의 ‘과학적으로 응용·개발한 한방의료행위 및 한약사라는 개념이 추가됐다.

한방의료행위에 과학기술을 접목할 수 있도록 한의약 정의 자체를 바꾼 것.

한의약육성개정안 국회통과에 대해 한의계는 “이미 전자침술이나 레이저침, 맥진기, 체질분석기 등이 개발돼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 진료에 활용되고 있다”며 “그동안 한의계에서 의료기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매번 복지부의 유권해석을 받아야 했다”고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한의계의 주장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전문교육과 임상경험이 없는 한방이 현대의료의 과학과 기술에 바탕을 두고 있는 의료기기를 사용해서 진단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한방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진단은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는 격’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현대 의료기기는 현대 의학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 면허가 있는 양의사가 사용하는 것이 법과 원칙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한의계가 한의학 교과서에 없는 것을 하겠다는 어불성설이라며 의료계는 의학교과서에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즉, 의대 6년과 임상 6년동안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한 의료계와는 달리 한방은 그런 교육커큘럼이나 임상 지식이 전혀 없이 단편적인 지식으로 현대의료기기를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 의료인은 “우리도 의대시절에는 치과학을 배운다”며 “이것은 치과영역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보철이나 치과치료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요구하고 있는 한의계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어, “한방에서 시행하는 적외선 조사 및 온열요법 등 물리치료는 현대의학의 원리를 차용한 것”이라며 “물리치료기도 의학적 원리에 근거해 제작된 만큼 명백한 영역 침범행위”라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정부에서 고시한 내용을 인용하면서 경피경근온열요법, 경피적외선조사요법, 경피경근한냉요법, 등 온냉경락요법은 한의학이 독자적 영역이 아닌 현대의학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의사협회 한동석 공보이사는 “과학적으로라는 용어자체가 애매한 한의사들이 무분별하게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 등 악용될 여지가 많다”며 “시행령 개정과 대체입법 등을 통해 개정안을 무력화시킬 수 있도록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역시 자기공명영상촬영장비 등 진단기기는 의료법과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지 않은 한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문교육과 다년간의 임상경험 없는 한방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해 잘못된 진단과 처방을 내린다면 그 결과는 바로 국민건강 악화로 직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