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동산병원은 말레이시아에서 온 구순구개열 환자 A(남, 3)에게 무료 수술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A는 말레이시아 떼놈 앙알로 지역에서 아버지(31)와 함께 지난 6일 한국에 왔으나 갑작스런 폐렴으로 동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15일 구순구개열 수술을 받는다.
현지에서 화전민으로 생활하고 있는 아버지는 “A는 3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나 심한 구순구개열을 앓아왔지만 수술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며 “동남아지역에 많은 어려운 아이들이 의료의 손길을 기다리는데 우리 아이가 선택받게 돼 기쁘게 생각하며 매우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번 수술은 24년째 동남아시아에서 병을 앓는 어린이를 국내로 데려와 치료해주는 오정면(76), 문달임(76)씨 부부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경북 상주에서 벼농사를 해오던 오씨 부부는 1987년부터 해마다 추수가 끝나면 말레이시아 와 인도네시아를 찾아 원주민들에게 유기농법을 가르치고, 마약퇴치 운동도 펼치며, 몸이 불편한 아이들을 데려와 치료해주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말레이시아에서 기술을 전수하던 중 A를 발견했고, 한국에 초청하게 됐다.
동산병원은 오정면씨의 사랑과 봉사활동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지금까지 몇차례 얼굴기형 어린이의 무료수술을 시행했으며, 이번에도 치료비 전액을 돕기로 했다.
한기환 병원장은 “치료를 받은 뒤 밝은 표정으로 고향에 돌아가는 아이들을 보면 보람있다”며 “동남아 오지에 사는 소수 민족의 아픔을 달래고 돕는 일에 동산병원이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