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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정위보다 검찰 리베이트 조사가 무서운 이유

“진짜 무서운 건 검찰이 뜨는 것이다. 그건 ‘상황종료’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최근 리베이트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은 한 제약사 관계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그는 검찰조사에 비하면 공정위 조사는 “비교할게 못 된다”고 잘라 말했다. 검찰이 오면 손쓸 방법이 없다는 말도 함께 했다.

같은 리베이트 조사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제약사 측이 받아들이는 차이가 확연하다는 뜻이다.

제약사 입장에서 검찰의 조사를 더 두려워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검찰의 방문은 이미 모든 걸 파악한 후 검증의 차원이라고 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검찰은 혐의를 입증할 ‘키맨’을 선정해 백그라운드를 모두 조사한 뒤 순순히 진술할 수밖에 없게 만들기 때문에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제약사들이 공정위 조사를 덜(?!) 무서워하는 이유는 뭘까. 완벽한 증거를 갖고 불시에 방문하는 검찰과 달리 공정위의 방문은 미리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의하면 공정위 조사단이 오는 날에 맞춰 영업사원들이 일정에도 없던 워크숍을 떠나는 일이 왕왕 발생하기도 한다. 결국 공정위 조사는 방문 전 미리 귀띔을 해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공정위 조사단이 방문한 날 회사 전화가 모두 홍보실로만 몰릴 만큼 사내에 직원이 없어 이상하던 터에, 알고 보니 당일 영업사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직원은 ‘자료’와 함께 워크숍을 간 것이었다는 모 제약사 관계자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대처 불가능한 검찰 조사와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 수 있는 공정위 조사에 제약사들이 체감하는 파장은 이렇듯 다르다.

따라서 경·검찰이 적극 나선 이번 리베이트 조사가 제약업계 관계자들에게 긴장의 날을 한껏 세우게 만든 건 확실해 보인다.

최근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털 만큼 털어보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왕에 리베이트 척결의 칼을 뽑아 들었다면 성과내기에 급급하기보다 또 다시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조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제약업계 역시 한번은 넘어야할 고비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묵은 때를 벗어 던진다는 자세로 조사에 성실히 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