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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과민성 방광, 비뇨기과 광고에 산부인과 ‘눈총’

비뇨기과학회, TV광고 봇물…산부인과 “인정못해”

비뇨기과학회가 대대적인 TV광고를 통해 ‘과민성 방광’을 비뇨기과 고유의 영역으로 홍보하는 가운데, 진료 영역이 겹치는 산부인과의 시선이 곱지않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지난 12월 한달 간, 과민성방광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며 비뇨기과에서 진료한다는 내용의 TV광고를 전국적으로 진행했다. 특히 광고에서는 중년의 여성을 전면으로 내세워 여성 환자의 경우도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비뇨기과 학회 홍보이사 이규성 교수(삼성서울병원)는 “비뇨기과가 배뇨기능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국민들은 성병 질환과 관련된 것으로만 생각한다”며 “비뇨기과 고유 영역의 질환에 대해 홍보하고 사람들이 적절한 곳에서 치료 받아야 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TV광고의 배경을 밝혔다.

현재 진료과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지기는 했지만 의사 대부분이 전문의이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 어떤 질환은 어느 과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뇨기과학회가 홍보의 대표 질환으로 과민성방광을 선택한 이유는 유병률에 비해 치료받는 비율이 높지 않아 시장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절박성요실금이라고도 불리는 과민성방광은 3대 방광질환 중의 하나로,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에서 22.9%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30세 이상 여성의 경우 26.8%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치료를 받는 경우는 10%에 불과하다는 것.

이규성 교수는 “빈뇨와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는 과민성방광은 대인관계회피와 우울증의 가능성도 높아지지만 치료받는 경우가 10%에 불과해 학회 차원에서 치료의 필요성과 치료받는 곳을 알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 과에서는 이 질환에 대해 배우지 않으므로 비뇨기과의 고유 영역이라는데 반발할 여지는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로 과민성방광을 앓는 여성들의 경우 주로 산부인과에 가서 진료를 받는 실정이다. 이에 일선 산부인과 의사들은 이 같은 비뇨기과의 홍보가 달갑지 않다.

대학병원의 한 산부인과 교수는 비뇨기과의 이같은 홍보 취지에 대해 “통합의학으로 나아가고 진료과의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비뇨기과학회의 고유영역 주장은 전근대적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이 교수는 “결국 여성의 방광을 누가 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며 “고유 영역으로 굳이 따지자면 비뇨기과나 비뇨부인과에서 보는 것이며 비뇨부인과라는 분과전문의제도가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산부인과 학회의 자학회로서 연구활동을 하는 비뇨부인과학회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비뇨부인과학회 관계자는 “비뇨부인과학회가 지난 98년 출범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연구 활동을 진행해왔고 산부인과의 교과서 내에 비뇨부인과에 대한 부분도 포함되어 있다”며 “과민성방광이 대단히 어렵거나 고도의 수술이 필요한 건 아니라 솔직히 밥그릇 싸움이지만 어차피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한비뇨기과학회는 “앞으로도 비뇨기과 고유 영역의 질환에 대해 이와같은 질환홍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혀 진료과 영역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재의 의료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