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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필요한 건 뭐?…도(道)를 아십니까?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이루는 데 진력해 회원과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의협이 될 것을 약속한다. 의협의 주인은 집행부가 아닌 바로 회원 여러분이다. 한국의료의 부흥과 재기는 회원 여러분의 힘에서부터 나온다. 부디 올 한 해도 의협에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 보내주시고 든든한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

이는 올해 초 2010년을 맞아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말이다.

경인년이 저물어가고 새해 신묘년이 코앞에 다가온 가운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같은 바램(?)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현재 의료계는 극심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를 돌이켜 보면 리베이트 쌍벌제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와 비판의 화살이 의협 집행부를 향해 있으며 의협의 감사보고서가 외부에 유출되면서 곤혹을 치루기도 했다.

특히 회무능력 부재와 각종 의혹제기로 인한 신뢰도 추락으로 일부에서는 회장 사퇴론까지 불거져 나와, 의협 집행부는 의혹해소와 더 이상의 불협화음을 방지코자 직접 각 지역의사회를 찾아가 설명회를 진행하며 흐트러진 회심잡기에 주력하고 있는 형국이다.

더욱이 의료계에서 지불제도가 인두제로 변경되는 개편의 초석이 될 것을 우려해 반대해오던 전담의사제와 비슷한 맥락의 선택의원제를 정부가 내년부터 추진하겠다고 천명하고, 여기에 더해 원격의료 및 건강관리서비스 도입 등 의료현장을 위협하는 급박한 정책현안들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하지만 외부에 대응해 내부적으로 단합을 꾀해도 모자를 판에 사공(?)이 많은 의협호는 산으로 가고 있다.

각설하고, 손자병법에서는 전쟁을 하기 전에 필히 헤아려야 할 오사(五事: 道, 天, 地, 將, 法)에 대해 서술하며 이 다섯 가지는 반드시 알아둬야 하고 아는 자는 승리하고 모르는 자는 승리할 수 없다고 했다.

이중에서도 도(道)는 군주와 백성이 한 마음이 되는 것으로 즉 군주와 백성이 함께 죽고 함께 사는 각오라면 어떠한 것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나 된 힘이야 말로 의협이 산적한 현안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최우선으로 가져야할 선제조건이다.

누구도 분열된 의협을 바라지 않는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기에 비판은 있으되 지적과 추궁에만 그치지 않는 대안이 뒤따라야 하며 그릇을 박살내려는 것이 아닌 틈새를 메우고 보완해 더 많은 물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2011년 신묘년, 가장 필요한 것은 내부봉합과 외부에 대항해 든든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단합’이란 키워드지만 이는 서로간 반목과 불신이 아닌 '믿음'속에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