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골수성백혈병을 앓는 동시에 신장이식만이 해결책인 만성신부전증까지 겹친 환자를 치료해 성공한 사례가 나타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성모병원 BMT(조혈모세포이식)센터 민우성 교수(혈액내과)팀과 장기이식센터 양철우(신장내과)·문인성 교수(이식외과)팀은 작년 12월 급성골수성백혈병의 치료 중 발생한 급성신부전으로 신장이식이 필요한 류모씨(남, 만28세)에게 항암화학요법을 통한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치료 한 후 신장이식을 실시했다.
이번 치료에 대해 병원은 “국내외적으로 매우 드문 케이스로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와 신장이식에 동시에 성공해 국내 장기이식의 발전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고 평가했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치료하려면 조혈모세포이식(이하 골수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신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골수이식 전에 사용해야하는 고용량 항암제를 투여할 수 없어 시술자체가 불가능 하다.
또 일반적으로 암환자의 경우에는 치료 후 5년 내 재발이 없을 경우 장기이식을 실시하기 때문에 혈액암인 백혈병을 치료하기 전까지 신장이식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류 씨의 경우도 신장기능이 현저하게 악화돼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 없이 신장이식이 불가능 했다.
이런 류 씨의 치료를 위해 의료진은 먼저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를 위한 항암화학요법을 시도했다. 류 씨는 급성골수성백혈병 중 M3형인 전골수구성백혈병으로 신장기능을 고려해 치료용 비소를 사용한 항암치료를 6회 반복했다.
다행히도 류씨는 혈액과 골수에 백혈병 세포가 5% 이하로 완전히 소멸된 완전관해 상태를 나타냈으며 골수검사 결과 M3형의 특이한 유전자단백질인 PML-RARA도 음성으로 판명됐다.
하지만 완전관해 상태라고 해도 상당수의 백혈병 세포가 몸에 남아있을 수 있어 지속적인 항암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류씨의 경우 신장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의료진은 신장이식을 실시했다. 신장기능이 회복되면 급성골수성백혈병이 재발해도 골수이식 등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류씨는 이식신장의 기능이 일주일 만에 정상으로 회복됐으며 약 1개월이 경과하는 동안 급성거부반응 없이 정상적인 이식신장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는 “이번 환자의 경우 급성골수성백혈병과 만성신부전증으로 위험부담이 높았으나 의료진들의 긴밀한 협진으로 신장이식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