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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105개 수련병원 중 9곳만 중환자전담의 배치”

대한중환자의학회, 중환자실 현황 보고서로 공개


전국에 지정된 105개의 중환자 의학 세부전문의 수련병원 중 단 9곳만 중환자 전문 전담의를 배치하고 있어 병원들의 중환자에 대한 전담 진료 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중환자의학회(회장 고윤석·서울아산병원)는 23일 열린 창립 30주년 기념 춘계학술대회에서 ‘대한중환자의학회백서’를 발간하고 국내 105개 중환자의학세부전문의 수련병원의 중환자실 운영 현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수련병원들의 중환자실 병상수는 그 형태에 따라서 차이를 보이지만 대부분 11-15개 병상을 가지고 있고, 심장 중환자실의 경우는 6~10병상, 응급과 통합 중환자실의 경우에는 그보다 많은 16~20개의 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병원의 규모가 클수록 더 적은 병상 수의 중환자실이 더욱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렇지만 하루 8시간 이상, 일주일 중 5일 이상 중환자실에서만 근무하는 전문 의사는 조사 병원 105개 중 9곳에 불과했다. 또한 전담의사가 있다고 해도 이들은 전문의가 아닌 인턴의사만 전담해 근무하는 병원은 12곳에 그쳤다.

지난 2008년 처음 도입된 세부전문의 제도에 따라 현재 1,114명의 전문의가 배출됐지만 이 인력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학회 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고윤석 회장은 병원 중환자실 전담의 운영의 문제점 및 미비한 제도지원의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고 회장은 우선 국내 중환자의학의 수준이 학회가 처음 설립된 지난 30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했지만 중환자를 관리하는데 있어서 병원 간 격차가 커 외향적으로는 응급의료체계를 갖췄지만 실상은 중환자 전담의가 없어 환자들이 양질의 치료를 받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고 회장은 이에 대한 실례로, 국내 병원 중환자실의 퇴원 1개월내 누적사망률이 약 44.9%에 달하고 30개 대학 중환자실 입원환자의 사망률 비율이 약 25%에서 60% 까지 퍼져있다며 병원 간 진료에 대한 격차 크다는 점을 들었다.

고 회장은 병원 간 중환자 진료 수준이 떨어진 원인으로 환자의학 전문의사의 부족과 중환자관련 의료법의 부실을 꼽았다. 즉, 국내 성인중환자실의 경우 의료법에 ‘전담의사를 둘 수 있다’로 규정돼 있고, 그 전담의사의 자격도 규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중환자실에 전담의를 둘 경우 가산금을 산정해 줘야 하는데 이것이 환자 일인당 하루 8,461원에 불과해 전담의 1명이 10명의 입원환자를 돌보며 24시간 일하게 될 경우 84,610원의 일당을 지급받게 되는데 이는 결국 중환자실 전담의 운영이 곧 병상의 적자로 이어지게 해 전담의의 배치를 저해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결국 지난 2008년 중환자 치료 질 향상을 위해 도입한 중환자의학전문의제도가 중환자실 운영의 제도적, 경제적 한계점에 따라 실효성을 거둘 수 없다는 설명이다.

고 회장은 또한 원가 보전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중환자실 입원수가(123,000원)도 중환자 진료현장에서의 환자 관리 부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학회의 중환자실현황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집중치료실의 원가는 156,827원인데 이는 원가 보전율의 51%인데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지금의 수가는 원대 대비 약 30%내외로 판단된다는 것.

고 회장은 싼 수가로 의료보험 재정은 아낄 수 있지만 이에 따른 부실로 중환자들의 생명을 아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고 회장은 중환자의학을 잘 아는 전문의로서 자기 근무시간의 50%이상을 중환자의학관련업무에 종사하는 이를 중환자실 전담의로 정의하고, 1명의 전담의가 30병상 이상은 관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료법 시행령을 변경해 2등급 이상의 중환자실 병상에는 이러한 요건을 갖춘 중환자실 전담의를 배치하도록 해야 하고, 중환자실의 운영이 병원 적자로 이어지지 않도록 심평원과 복지부는 국내 중환자실의 원가를 산출해 원가를 보전해 주고, 전담의 운영 병원에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