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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중언부언 핵심 없는 의학논문 쓰기 이젠 그만!”

경희동서병원 배종우 교수 ‘의료인 실용적 글쓰기’ 편찬

의사에게 있어 논문은 자신이 가진 모든 지식역량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와도 같다. 특히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새롭게 얻어진 의학적 증거는 논문이라는 일련의 글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을 때야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그러나 만약 이것이 의미전달력의 부족과 서술방법의 한계로 인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없게 된다면 그것만큼 억울하고 답답한 일이 또 있으랴. 간결한 것 같으면서 어렵기 만한 의학논문 작성, 해법은 없을까?




최근 ‘의료인들을 위한 실용적 글쓰기’를 편찬한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소아청소년과 배종우 교수는 올바른 논문쓰기의 제일 첫째 조건은 ‘전략적 글쓰기’라고 조언한다.

논문은 실용적 글쓰기에 해당해 문학적인 글쓰기처럼 천부적인 재능이나 탁월한 감각이 필요 없으므로 이를 우선 염두에 두고 서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 문제는 어떻게 전략적인 글쓰기를 하느냐하는 것인데 배 교수는 글을 쓰는 목적과 대상, 주된 내용에 대한 프레임을 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목적과 대상, 그리고 핵심내용의 뼈대를 갖추지 않으면 어떤 글을 쓰더라도 핵심을 비켜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배 교수는 또한 논문 작성시 저자는 수십 차례 반복해서 읽고 정리한 결과물이지만 독자들은 이를 처음 접하는 것이므로 최소한의 단어와 문장을 이용해 짧게 기술할 것을 권한다. 특히 논문은 내용의 전개 자체가 논리적으로 구조화 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부적절한 반복을 피해야 한다.

배 교수는 그러나 수많은 논문의 저자들이 이 부분을 간과해 처음 의도했던 내용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중언부언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주제를 파악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배 교수는 논문을 작성할 경우 우선 무엇을 말할 것인지, 그것은 가치가 있는 것인지, 지금까지 발표된 관련 문헌은 무엇인지, 주 독자층은 누구인지, 이를 발표할 학술지는 어떤 것이 있을지, 그 학술지의 투고 규정은 어떠한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논문 작성에 돌입하게 되면 제목은 매력적이면서도 핵심적인 단어를 포함시켜 중요한 정보를 선명하게 담아내고, 본문에는 주 내용을 간파하기 쉽도록 작성해야 하며, 참고 문헌과 표, 그림, 그리고 제목은 반복 되게 넣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보다 합리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논문을 서술 하기전 틀과 개요도를 간략히 몇 줄로 작성하거나 그림으로 그려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벽에 붙여두고 심사숙고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배 교수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배 교수는 각 학회에 제출되는 투고 규정을 반드시 주지할 것을 당부했다.

논문이 발표되는 각 학회의 학술지에는 저마다의 양식과 규정이 있는데 이를 무시했다가는 일차관문을 통과하기 전에 휴지통으로 던져진다는 것. 배 교수는 아울러 논문을 집필하는 의료인이라면 출판윤리에 대해 숙지해 이에 반하는 부정행위가 없어야 할 것도 저자의 기본원칙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