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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료전달체계 확립 더이상의 공염불은 안돼

“개원의사들 정말 힘듭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잘사는 의사들의 단면만을 보고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믿지를 않아요. 참 서글픕니다.”

취재 중 만난 모의원 원장은 새해 소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답했다. 2010년에는 아무쪼록 먹고 사는데 지장만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원장은 대답을 대신했다.

이런 개원의사들의 염원을 담아 새해벽두부터 의료계에도 변화의 바람 불고 있다.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를 필두로 한 의료전달체계 확립 방안 모색이 바로 그것이다.

복지부는 무너진 의료전달체계를 재건하고 의료기관의 기능을 재정립하기 위한 TF를 구성해 올 1분기 까지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고, 의협도 최근 의료전달체계 개선 TF를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일차의료기관 살리기 해법 마련에 나섰다.

일차의료기관 살리기에 근간을 둔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이미 수년째 그 필요성이 언급돼 왔다. 최근 들어서는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며 개원가의 붕괴가 가속화 돼 더 이상은 의료전달체계 재정비를 미룰수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며 이에 대한 의료계의 열망 또한 커졌다.


의료전달체계 확립은 일차의료기관은 경증 외래환자를, 2차·3차 의료기관은 이외 중증 환자, 그리고 특수질환등의 수술 환자의 분배가 적절히 이루어져야 하며 상호간의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또한 이를 뒷받침 해줄 법적인 근거마련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이루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이와 같은 일이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도 같다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즉, 각 기관이 저마다에 역할에 충실하는데 한치의 망설임과 어긋남이 없어야만 가능한 것인데 의료전달체계 확립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병원급에서 이에 협조적이지 않다는 것.

의사회 한 관계자는 의료전달체계의 현 상황을 빗대, 스승이 제자의 뒷통수를 치는 형국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경영에만 혈안이 돼 있는 대학병원들이 본연의 위치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학병원이 경증질환 외래 환자의 진료에 목메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개선도 뒷받침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복지부와 의협의 의료전달체계개선 TF는 늦어도 올 상반기 안에 그 구체적인 실천사항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모쪼록 야심차게 출발한 민관 의료전달체계 개선의 TF의 외침이 공염불이 되지 않고, 일차의료기관 살리기의 물꼬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