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1 (화)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학술/학회

소방공무원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심각’


사고현장에서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업무를 수행하는 소방공무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구체적 관리방안이 시급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사공준 교수(예방의학교실)는 대구시내 7개 소방서 소방공무원 총 934명(동부소방서 102명, 서부소방서 110명, 북부소방서 108명, 중부소방서 175명, 달서소방서 201명, 달성소방서 66명, 수성소방서 168명, 무응답 4명)을 대상으로 2008년 한 해 동안 PTSD 증상 경험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21.5%가 이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인 1%~3%를 비롯해 서울지역(한 소방서 146명 대상 분석) 13.7%, 미국 18%, 캐나다 17%, 일본 소방관 17.7%보다 훨씬 높은 수치인 것.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란 외상 후 발생하는 대표적인 정신과적 질환을 말한다.
PTSD는 극도로 심각하고 충격적인 사건을 보거나 듣거나 경험한 이후 여러 가지 다양한 증상들이 발생하는 증후군으로, 갑자기 불안이 엄습해 공황상태에 빠지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이번 조사에서 업무별로는 구급업무요원의 PTSD 수준이 가장 높았고, 고위험군의 비율도 30.6%로 가장 높았다.
대구지역 소방관 전체 평균인 21.5%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화재진압요원은 21.2%로 다음 순위였다. 구급 및 화재진압요원이 이렇게 높은 비율을 보인 건 사고현장에서 너무나 끔찍한 광경을 많이 목격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됐다.

연령과 직급이 높을수록 PTSD 수준과 고위험군 비율 또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스트레스성 경험이 누적되는 데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른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교육수준에 의한 PTSD 수준과 고위험군 비율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소방공무원이 경험하는 사건들 중 “생명의 위협을 느낌. 혹은 자신이 심각한 부상을 입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PTSD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처참한 시신을 목격하거나 수습함” 경험과 “유독물질이나 감염 위험에 노출됨” 경험도 다른 경험들에 비해 PTSD를 유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PTSD에 해당하는 생각이나 감정들 중 “나의 기억에서 그 사건을 지워 버리려고 노력한다”가 가장 많았고, “사건이 생각날 때면 마음이 심란하고 피하고 싶다”와 “그 사건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가 흔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공준 교수는 “PTSD는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므로 증상이 의심될 때는 언제라도 정신과적 전문상담을 받을 수 있어야 하지만, 정신과 진료기록이 있는 경우 민간보험회사가 가입을 거부하거나 불이익을 주기 때문에 소방공무원들이 PTSD에 대한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PTSD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사건을 경험했을 때는 예방차원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갖춰야 하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PTSD가 의심되는 경우 언제라도 정신과적 전문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소방본부와 의료기관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