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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당뇨환자 ‘우울증-인지기능 저하’ 메커니즘 규명

뇌자기공명분광영상을 이용한 세계 최초 연구 결과


국내 연구진이 당뇨환자에서 나타나는 우울증상과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된 뇌 생화학적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류인균 서울대 의과대학/자연과학대학 교수(45세)의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21세기 프론티어 뇌기능활용및뇌질환치료기술개발연구사업단과 미(美)국립보건원의 지원을 받아 이뤄낸 성과로 신경과학 및 정신과의 세계적 최고 권위지인 일반정신의학회지(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최신호에 게재됐다.

당뇨 환자에서 합병증으로 뇌졸중을 비롯한 뇌혈관의 이상이 온다는 것은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러한 혈관성 이상이 없는 당뇨 환자에서도 우울증상이나 인지기능저하가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그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았었다.

당뇨 환자에서의 우울증상이나 인지기능 저하에 대해서, 현재까지는 이러한 변화가 만성 질환에 대한 심리적인 반응이라는 것이 주요 견해였다.

최근, 뇌영상연구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뇌의 미세한 구조적·생화학적 변화도 탐지할 수 있게됐다.
이에 당뇨에서 뇌내 대사물질(cerebral neurometabolite)의 미세한 변화로 인지 및 정서상의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닐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나, 실제 고혈당이나 당뇨로 인해서 뇌 안의 여러 신경 전달 물질(neurotransmitter)이나 뇌내 대사물질 들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이러한 변화가 인지·정서의 변화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류인균 교수 연구팀은 제1형 당뇨병에서 뇌의 글루타메이트(glutamate)와 같은 중요한 뇌내 대사물질의 항상성의 변화가 일어나고, 이러한 변화가 기억력과 작업수행을 하는 속도나 능력의 저하·우울증상 등과 관련성이 있음을 밝혔다.

특히, 이러한 대사물질의 변화는, 혈당 조절이 잘 안되던 환자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123명의 제1형 당뇨병 환자와 38명의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양성자자기공명분광(Proton 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을 적용·분석했다.

그 결과, 제1형 당뇨병 환자들은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뇌의 전(前)전두엽의 글루타메이트 등의 농도를 보여주는 Glx (glutamate/glutamine/γ-aminobutyric acid)가 9%나 증가해 있었다. 아울러 평소 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환자일 경우 Glx가 더 증가했고 전전두엽의 Glx가 더 많이 증가한 사람들이 인지 기능의 저하와 우울증상이 심했다.

이 연구 결과는 당뇨 환자들의 인지 기능 저하와 우울증상은 단순히 우연에 의한 현상이거나 심리적인 반응을 넘어서, 고혈당이 뇌의 기능조차 변화시키는 합병증을 초래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당뇨를 잘 조절해 혈당이 적절하게 잘 조절될 경우, 중추신경계의 합병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글루타메이트의 항상성에 작용할 수 있는 약물 치료가 당뇨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와 우울증상의 예방과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용어>
△뇌내 대사물질(cerebral neurometabolite)
=뇌내에서 다양한 대사 과정을 통해 생기기도 하며, 뇌혈관장벽을 통해 전달되기도 하는 물질로, 뇌에 대표적인 대사물질로는 NAA (N-acetylaspartate), Cr (Creatine), Cho (Choline containing compounds), mI (myo-inositol), Glx (Glutamine/Glutamate/γ-aminobutyric acid) 등이 있으며 뇌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

△신경 전달 물질(neurotransmitter)
=뇌를 비롯해 체내의 신경 세포에서 방출돼 인접해 있는 신경 세포 등에 정보를 전달하는 일련의 물질을 일컫는다.
수십 종류가 발견됐으며 크게 아미노산류(아세틸콜린, 글리신, 아스파라진산, 글루타메이트, 세린 등), 아민류(도파민, 세로토닌 등), 펩티드류(바소프레신 등)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제1형 당뇨병
=당뇨병은 크게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으로 분류한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 β 세포의 파괴에 의해 인슐린이 결핍돼 생기는 당뇨병을 말한다.

△Glx
=Glx는 뇌내의 글루타메이트, 글루타민, 감마 아미노부트릭 산의 농도를 측정하는 종합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다. Glx의 증가는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글루타메이트의 증가를 의미하는데, 과도한 글루타메이트의 증가는 오히려 신경 세포에 독성 작용을 하여 인지 기능 저하와 우울증상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양성자자기공명분광법(Proton 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핵자기공명 현상을 이용해 체내 대사물질을 분석하는 도구로, 특히 양성자를 이용한 자기공명분광법이 임상적으로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다.
자기공명분광법에서 보이는 대사물질들은 고유한 주파수를 가지고 있어 일정한 부위에서 peak를 보인다. 뇌에서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대사물질로는 NAA (N-acetylaspartate), Cr (Creatine), Cho (Choline containing compounds), mI (myo-inositol), Glx (Glutamine/Glutamate/γ-aminobutyric acid)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