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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외된 마음의 병 환자들, 사회가 보듬어야”

‘한미참의료인상’ 수상자 권기철 원장 인터뷰


한층 더 날카로워진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12월의 첫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는 추위로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시상식이 열렸다. 바로 숭고한 봉사정신으로 국민보건향상에 기여한 의료인에게 주어지는 한미참의료인상 시상이다.

단체와 개인을 나누어 진행되는 수상에서 지역정신보건 및 소외계층 의료서비스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개인부분 수상의 영광을 차지한 권기철(권기철 신경정신과 의원·서대문정신보건센터장) 원장을 만나, 수상 소감 및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큰 사랑으로 그들을 품어 모두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의식을 가질 수 있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1일 서울시의사회 창립 93주년 기념식에서 제 7회 한미참의료인상을 수상한 권기철(권기철신경정신과의원· 서대문정신보건센터장)원장은 ‘참의료인’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은 가지기에는 자신의 활동이 미약하고, 오히려 봉사를 통해 사랑과 용서를 배워가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기철 원장은 사회와 단절된 채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고통 받는 이들에게 가장 좋은 약은 ‘나도 사회의 구성원’ 이라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주변의 ‘관심’이라고 강조한다.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이들 대다수가 주변으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더 세상과 등지고 폐쇄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렇기에 그의 활동도 당연히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권 원장은 지난 1997년부터 지금까지 서대문 정신보건센터에서 어두운 그늘에서 보이지 않는 마음의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지역민에게 병증 치료와 더불어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유관기관에 이들의 직업재활을 요청하고 지속적인 상담 등을 해오고 있다.

“아무리 치료기술이 발달하고 약이 좋아져도 그것이 담당할 수 있는 몫은 30%에 불과합니다. 치료의 70%는 주변의 환경에 달렸어요. 말로는 관심을 가지자고 하지만 실제로는 질환자들에 대한 편견을 깨고 다가서기가 무척 어렵거든요.”

사실 그도 처음부터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환경이 약물적 치료보다 중요한지는 잘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병원도 찾지 못할 정도의 어려운 형편에서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일선 보건소 진료현장에 나가 마주하면서 ‘공동체 연대의식’이 몇 알의 약 보다 더욱 큰 치료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현재 그가 서대문 정신보건 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는 환자는 약 800여명.
권 원장은 일주일에 한번, 매주 목요일 마다 센터로 출근해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사례관리를 주관하고 실무자를 위한 인력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서대문성신보건 센터를 이끄는 센터장으로서 이곳에서 정신보건사업의 기획, 조정, 홍보, 교육, 자문 등 사업을 총괄하며 만성 질 환자의 사례관리, 정신건강관리, 위기개입, 가족교육, 사회적 지지 및 재활 프로그램 들의 슈퍼바이저 역할과 사업자문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한미참의료인상 수상도 이 같은 공적을 높게 평가 받았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지는 사람들을 돌보며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박탈감, 그리고 주변의 시선에 더욱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특히 권 원장은 단순 상담을 받기위해 정신과를 찾아도 진료기록이 남아 민간 건강보험 가입에 제약을 받는 다던가 취업 등의 사회적 활동을 펼칠 수 없다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점을 안타까워하며 사회 전체적인 부분이 깊이 뿌리박힌 이런 불합리한 제도와 사고를 없애는게 봉사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권 위원장은 노숙인 관리 및 노인정신건강 증진사업, 탈북자를 위한 의료봉사, 전ㆍ의경 정신건강 상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웃사랑을 실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