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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나무젓가락 같이 뻣뻣한 몸, 약물로 푼다

세브란스병원 장진우 교수팀, 바클로펜 시술 성공


중증 경직증상을 가진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의 장이 열렸다.

세브란스병원 장진우(신경외과)·조성래(재활의학과)·이필휴(신경과) 교수팀은 최근 중증 경직증상을 보이는 뇌성마비 환자(남, 27세)에게 인체 내에 약물펌프를 삽입하는 ‘바클로펜 펌프 시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뇌성마비·뇌출혈·교통사고 등으로 인해 뇌척수가 손상된 환자들은 그 후유증으로 팔과 다리 또는 몸 전체의 근육이 나무젓가락 같이 뻣뻣해지면서 잘 움직이지 않는 경직증상을 보인다.

이러한 경직증상은 그 중증도가 심하면 환자 자신의 의지대로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경직이 심한 환자들은 휠체어 등의 보조 장비에 의존해 개인적으로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에 제약을 받으며 가족들도 환자를 돌보는데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받는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시술을 받은 27세 남자 뇌성마비 환자는 팔, 다리의 경직증상이 심해 심한 꼬임 증상을 보여 통증과 수면장애의 고통을 겪어 왔다. 시술 후 환자는 경직증상이 많이 완화되어 편안한 자세로 수면이 가능하게 됐다.

뇌성마비, 뇌졸중, 척수손상 등의 뇌척수손상 환자들은 경직증상을 완화시켜 주기 위해 약물 및 재활치료가 우선적으로 이뤄져 왔다.

조성래 교수(재활의학과)는 “뇌성마비 환자 중에서 약물치료, 물리치료, 보톡스치료를 해도 경직이 완화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클로펜 펌프 치료법은 약물치료 등 다른 약물 치료가 효과를 보이지 않는 중증 경직증상을 가진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경직이 아주 심한 환자들에게만 시술이 가능하며 점차적으로 경직도가 낮은 환자에게 시술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바클로펜 펌프 치료법은 허리 부분 척추뼈 사이에 있는 척수강(척수신경이 지나가는 공간) 안으로 직접 ‘바클로펜’이라는 항경직성 약물을 직접 투입하는 것으로 복부부분에 바클로펜 약제를 담은 펌프를 이식하고 가느다란 관을 통해 지속적으로 척수강 속에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미 1990년 대 이후로 미국 등 의료선진국에선 새로운 치료법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었으나 고도의 전문성과 고가의 약제비 때문에 그 동안 국내 도입이 늦어져 왔다.

장진우 교수는 “다른 수술치료보다 간단하고 시술로 인해 몸의 손상이 적은 편이다”며 바클로펜 펌프 치료법의 장점을 요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