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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민간의보 가입자 ‘도덕적 해이’ 단정 어렵다”

의료이용량 높지 않아…연령-상품별 이용행태 달라

민간의료보험 가입자의 의료이용량이 비가입자보다 높지 않기 때문에 민간의료보험 가입에 따른 도덕적 해이 발생을 단정지을수 없다는 분석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윤희숙 KDI 부연구위원의 ‘민간의료보험 가입과 의료이용의 현황’에 따르면 전체 민간의료보험사와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의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민간의료보험 가입률은 전 국민의 63.7%에 달하고 있다.

특히 전반적으로 민간의료보험 가입자의 의료이용량이 비가입자보다 높지 않기 때문에 민간의료보험 가입에 따른 도덕적 해이가 뚜렷하다고 판단할 수 없었으나 일부 영역에서는 가입자의 의료이용이 큰 것으로 관찰됐다.

0세~64세 인구 중 민간의료보험 가입자의 2년간 의료비용은 평균 73만8000원, 의료이용일수는 126.9일이었고 비가입자는 76만8000원, 141.6일로 나타났다.

30세 미만에서는 민간의료보험 가입자의 의료이용이 비가입자보다 많으나 30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민간보험 가입자의 의료이용이 적게 나타나고 있어 노동시장 측면에서 주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됐다.

즉 의료비 지출의 부담을 완화시키는 민간의료보험의 특성상 의료이용을 증가시킬 유인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연령에서 민간보험 가입자의 전반적인 의료이용이 적게 나타나는 것은 시간소요, 업무로부터의 이탈 필요, 교통비용 등 의료서비스 이용의 기회비용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

보고서는 민간의료보험 가입으로 의료이용의 경제적 부담이 완화된다 하더라도 의료서비스 이용으로 초래되는 불편과 업무차질 등 여타의 기회비용 역시 의료이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하며 이러한 기회비용이 높은 사람에게 주로 보험이 판매돼 왔던 관행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특정 질병(암)에 있어서는 실손형 가입자가 정액형 가입자나 비가입자보다 높은 의료이용량을 보이고 있어 민간의료보험 가입자의 의료이용양상을 단일하게 진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민간의료보험 가입자의 의료이용이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것은 노동시장의 특성과 인구의 연령구조, 보험판매관행 등으로 인한 한시적 현상으로 추측되며 현재 일부 영역에서 가입자의 의료이용이 높은 현상이 향후 보험산업 발전과 함께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실손형 가입 암환자의 의료이용이 높게 나타나는 현상은 아직 작은 비중에 불과하나, 암으로 인한 의료비 충격이 널리 인식돼 있고 관련 보험상품의 인지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현상이 향후 보험산업의 발전과 함께 확산될 미래의 추세를 나타내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특히 보험제도가 정착되고, 환자의 부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품 특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공급자의 유인수요(supplier-induced-demand)가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보고서는 민간의료보험의 심사평가 역량 강화, 통계축적과 분석의 지원, 적절한 수준의 본인부담 책정 등 의료이용이 증가할 가능성에 장기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간의료보험이 주로 부유층만의 의료보장수단으로 활용되는지에 대한 데이터 분석 결과, 경제력 수준이 높은 계층의 민간의료보험 가입률이 더 크지 않아 민간의료보험 접근성이 상위계층에 집중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