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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생뚱맞은 반짝친절, 노 땡큐!”

‘의료기관평가제’에 날선 비판…”고칠 것 너무 많다”

*사례1(A병원)-투약 대상자로 선정된 환자와 미리 짜고 의료기관 평가단이 올 때까지 약을 먹지 않고 기다리느라 투약을 해야 하는 시간을 놓치면서 환자가 제시간에 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경우 발생

*사례2(B병원)-평가기간에 환자 식사의 질이 달라졌다. 평소 그냥 식단에 수저가 올라오다가 평가기간에는 식당처럼 수저집에 수저가 넣어져서 나왔다.

*사례3(C병원)-의료기관평가 항목중 기준에 해당되는 환자지만 환자가 비협조적일 경우 평가에 악영향을 미친다해 전산기록에 기준이 되지 않도록 환자의 중증도를 낮추거나 조기퇴원을 종용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실시하고 있는 의료기관평가제도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순전히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유명무실하다는 비판과 함께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의료기관평가란 의료서비스 수준의 평가를 통해 서비스 수준의 향상을 도모하고 평가결과를 공표해 소비자의 알권리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 5월 복지부는 ‘2007년 500병상 이상 86개소 종합병원 의료기관평가결과’를 발표하면서 명확한 순위를 공개하지 않은 채 진료 및 운영체계 등 15개 부문이 모두 ‘우수’한 병원이 35개라고 했다.

하지만 평가의 신뢰도가 흔들리면서 의심의 화살이 쏟아졌고 “그럴 바에는 아예 하지 말라”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기관평가를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치부하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평가전 6개월 이상 직원들이 쥐어짜며 평가를 준비하고 평가기간에는 환자를 줄이고 현장인력은 늘리는 1회성 평가가 진행되며 평가후에는 다음날에는 모든 것이 제자리인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평가결과를 통해 의료기관별로 희비가 엇갈려, 일부 병원에서 ‘복지부 주관 의료기관평가 올 A'라는 문구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경우 국민들에게 일면적이고 잘못된 정보가 제공된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평가결과가 365일 평가결과가 아니라 평가당일 2일간의 평가 결과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

이에 보건노조는 근본적인 개선방안으로 의료기관 평가 담당기관을 지금의 정부와 대한병원협회가 아닌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한 제3의 독립기구로 해야 하며 전문평가요원을 선발·육성·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평가방법에 있어 일상적인 병원의 시설과 서비스를 평가할 수 있게 예고기간을 최소화하고 평가기간도 병원규모에 따라 달리하고 일정과 무관하게 불시에 불규칙적으로 해야 진정한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근본적인 의료기관평가제 문제점의 원인은 인력부족으로 평가시 평소보다 3배~4배가 넘는 인력을 운영하다가 평가가 끝나면 평소대로 되돌아간다고 꼬집고 인력보강이 우선 개선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최근 개최된 ‘의료기관 평가 무엇이 문제인가?’란 토론회에서 이진석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의료기관평가에 대한 동상이몽이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병원계에서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과 평가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지만 병원에 돌아오는 혜택은 없다하고, 보건노조측 입장에서는 반짝 대응으로 정작 중요한 인력이나 시설 확충은 등한시 한다는 것.

더욱이 중소병원 입장에서는 대형병원만을 위한 평가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교수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평가기준과 방법의 객관성 및 전문성을 확보해 의료기관평가의 목표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평가전담조직 및 전담인력을 확보하고, 임상영역의 결과평가를 위한 평가방법론 개발과 국내 근거를 마련하고, 경제적 인센티브 제공 등의 평가결과 활용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