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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의료인력도 빈익빈 부익부 시대

도내 의료계가 심각한 인력난에 직면했다. 최대 병원인 전북대병원을 비롯해 종합병원의 일부과가 전공의 및 인턴부족 사태를 맞았고, 중·소 병원들은 간호사 수급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에선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지역 의료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도내 의료인력난의 현주소와 대책 등을 세번에 걸쳐 싣는다.

도내 최대 병원인 전북대병원의 최근 3년 동안 전공의 모집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부 과가 극심한 전공의 수급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인턴 모집에서도 사상 첫 대량 미달사태가 발생해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지역의료시스템이 붕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북대병원과 함께 도내 2대 수련병원인 원광대병원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

원대병원 측은 전공의 수급현황이 외부로 유출될 경우 미달사태를 맞은 과들의 반발을 우려해 자료제공을 거부했다.

△산부인과 3명 모집에 0명

산부인과의 경우 전공의 기피현상이 가장 심각하다.

최근 3년 동안 매년 3명의 전공의를 모집한 산부인과는 지난해에만 1명이 지원했을 뿐 2006년과 올해에는 단 1명도 뽑지 못했다.

정신과 전공의 과정을 마친 후 현재 서울의 모 대학병원에서 펠로우 과정을 밟고 있는 김모씨.

전북대 의대를 졸업한 김씨는 대학병원에서 1년간 인턴생활을 마치고 산부인과 전공의를 지원했다가 포기하고 서울행을 택했다.

그는 “산부인과의 경우 일만 힘들지 비전이 없다”며 “지역에서 개원을 하더라도 서울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단 의사들에 밀려 동료나 후배들 대부분이 서울행을 원한다”고 전했다.

특정과목의 하향평준화된 의료수가정책 또한 산부인과 기피현상을 부축인다는 게 의료계 주장이다.

현재 신생아 한 명을 출산할 경우 지급되는 의료수가는 5만원.

외과계열을 제외하고 가장 힘든 진료과 중 하나인데 그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가를 책정하고 있다는 것.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산부인과의 현 의료수가가 턱없이 낮게 책정돼 의사들의 반발이 심하다”며 “정부의 현실적인 수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과 흉부외과도 기피현상 심해

외과와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역시 전공의 지원자들이가장 꺼려하는 과로 분류된다.

전북대병원의 경우 올해 5명을 모집한 외과는 단 1명만이 지원했고, 방사선종양학과와 진단검사의학과는 각각 1명씩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응급실을 책임지고 있는 응급의학과의 경우에도 지난해 3명 모집에 단 한 명도 뽑지 못했고, 올해엔 50% 충원율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성형외과나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 이른바 ‘돈 되는 인기학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전공의 2명을 모집하려던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는 지원자가 많아 1∼2명을 더 선발했다.

한 전공의 지원자는 “인기학과는 인턴들 사이에서도 눈치보기가 심하다. 원하는 과에 들어가지 못한 인턴들 중 일부는 재수를 하거나 남자들의 경우 군대에 간다”고 귀뜸했다. 그는 “전북대병원은 그나마 나은 편”이라며 “다른 병원들은 비인기학과 뿐만 아니라 타과도 미달사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인턴모집에서도 2년 연속 미달사태를 맞아 전공의 부족현상이 비인기학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전북대병원 한 전문의는 “의대생들의 특정과 기피현상과 서울 쏠림현상이 심각해질 경우 일부진료과목 존폐는 물론 지역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실력있는 의대생들의 외부 유출을 막기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디포뉴스-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새전북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