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등으로 병원 응급실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 10명 가운데 7명은 ‘저혈량성 쇼크’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림대성심병원 신경외과 장인복 교수는 1999년 7월부터 2007년 5월까지 자동차 사고, 추락 등으로 응급실에 실려온 뒤 사망한 환자 42명을 분석한 결과, 과다출혈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가 73.8%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저산소증 9.5%, 중추신경 손상 4.8%, 기흉 2.4%, 원인불명 9.5% 순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특히 병원을 찾았을 땐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의식이 있었음에도 갑자기 저혈량성 쇼크가 진행돼 사망한 경우가 45%에 이르렀다.
저혈량성 쇼크는 과다 출혈로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각 장기에 공급되는 혈류의 양이 줄면서 장기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몸 속 혈액량이 15∼25% 감소할 경우 발생한다. 장 교수는 “교통사고 직후 의식이 있고 의사소통이 가능해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뇌와 내부 장기 등 보이지 않는 부위에서 출혈이 발생하면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할 수 있다”면서 “겉으로 드러난 외상이 경미해 보이더라도 신속히 응급실로 이송해 적절한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고 발생 후 저혈량성 쇼크를 예방하려면 우선 환자를 베개없이 평평하게 눕히되 드러난 출혈 부위는 높여준다. 복통이 있거나 배에 상처가 있으면 무릎을 세우고 배 부위 아래에 모포 등을 말아서 끼워 상처부위를 높게 한다. 뇌출혈이 의심되거나 머리 목 가슴에 상처가 있으면 머리를 높게 눕혀야 한다. 또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지면 쇼크 발생 위험이 높아지므로 체온 유지도 필수. 일반적인 경우 모포로 싸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추운날이나 체온 하강이 현저할 땐 전기 담요 등으로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