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삭감 사례 개선, 척추 MRI 급여화 등 지난 10년간 신경외과에는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과도한 의료소송으로 현장은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창립 10주년을 맞은 대한신경외과병원협의회가 제11회 학술대회를 맞아 24일 세종대학교 광개토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협의회는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며 특히 삭감사례에 대한 개선을 의미있게 평가했다.
최은석 부회장은 “고시에 나온대로 삭감을 해야 하지만 심사위원이 자의적으로 삭감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의신청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면서 “이전에는 이유도 없이 50~60% 삭감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때에 비하면 현재는 많이 바뀐 것 같다”고 회고했다.
박진규 회장은 아파서 걷지도 못할 정도로 증상이 심했던 환자를 수술했는데, 병증이 경미하다며 삭감시켰던 사례 등을 언급하면서 “기존 심사 기준의 폐해를 계속 얘기해도 인정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조기수술 적응증 등을 제안해 고시를 만드는 등 합리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노력해 엣날만큼 황당하게 삭감되는 일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최은석 부회장은 척추 MRI 사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부회장은 “척추 MRI가 비급여로 매우 비쌌지만 급여화를 통해 환자 접근성이 좋아지고 의사의 선택권도 보장이 됐다”면서 “협의회를 중심으로 의협에도 목소리를 냈고, 보건복지부나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유관기관의 협조를 얻어 합리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신경외과 진료과목 특성상 크게 직면해있는 의료사고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백승호 부회장은 “법적인 측면은 수술 과목이 있는 병원 입장에서는 영원한 숙제”라며 “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마련한다고 해도, 그 정책이 의사와 환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어서 풀기 어려운 난제”라고 밝혔다.
최은석 수석부회장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노쇠에 따라 의료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가능성이 60세 이상에서는 17%, 70세 이상에서는 60%나 나타난다”며 “요즘에는 90세 어르신들도 수술을 원하신다. 환자들이 아프고 괴로운만큼 위험에 노출되는 빈도가 늘어나다보니 누구도 원치 않는 사고(의료사고)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위험을 제로화시킬 수는 없다”면서 “불가피한 일이 발생했을 때는 서로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철웅 부회장은 ”의사들이 열심히 하더라도 원치 않게 염증 등이 생길 수 있고, 환자가 어느 정도 연세가 있는 경우 심장마비도 올 수 있다. 고의적인 과실이 없는 일까지 의료과실이자 의사 잘못으로 몰아가는 경우를 자주 접했다”면서 “서로를 잘 이해하고 타협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박진규 회장은 현장에서 불편함을 야기하는 세탁문제에 대해 지적하면서 현장의 상황을 고려한 입법, 행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외래 직원들이나 간호사 등은 유니폼을 집에서 세탁하는데 국정감사에서 왜 전문업체에 맡기지 않냐는 지적이 있어 의원급까지 모두 전문업체를 통해 세탁하도록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박 회장은 “수가도 없이 이러한 법을 제정하겠다고 했지만, 미국, 영국 등 외국에서는 전문업체에 세탁을 맡기는 나라가 없다. 집 세탁-업체 세탁의 차이가 없다는 논문이 있어서 복지부에게 과도한 행정규제임을 알렸고, 결국 응급실이나 수술 등에서 사용된 의류만 전문업체에서 세탁하기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로 비용을 받는 것도 불법인데, 정부에서는 수가도 지정하지 않고 우선 법안을 만들어 놓고 알아서 해결하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는 약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경외과병원에서 근무하는 비의료인 임직원을 위한 세션도 구성돼 주목을 받았다.
백승호 부회장은 “신경외과병원협의회는 전문병원과 종합병원이 함께 속해 있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병원들이 갖고 있는 장단점을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라며 “QI 세션을 구성해 각 병원들마다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공유함으로써 재활치료나 환자 관리 등의 측면에서 좋은 장점을 지닌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