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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영유아 무료건강검진 겉치레

올해 첫 시행되는 영유아 무료 건강검진사업에 불만의 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영유아의 건강관리차원이라는 취지에도 불구 검진 내용이 키·몸무게 측정과 영유아 안전사고 예방교육 등에 한정되면서 ‘생색내기’식 사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가 하면 검진 가능 의료기관도 도심 지역에 한정, 농촌 소외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특히 일부 지정 검진 기관에서 관련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며 “내년부터 가능하다”는 안내를 하는 등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으로 불만을 키우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5일부터 ‘영유아 무료 건강검진’사업을 시작하며 검진 대상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 ‘영유아 건강검진표’를 포함한 안내문을 발송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출생 후 만 6세까지 영유아를 대상으로 총 5차례에 걸쳐 본인 비용 부담없이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취지.

하지만 이들 취지와 상관없이 ‘무료’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도내에서 영유아 검진기관으로 지정된 병·의원은 모두 15곳. 이중 근무시간외 검진이 가능한 곳은 한국건강관리협회건강증진의원 1곳뿐이고, 구강검진을 함께 받을 수 있는 곳은 한마음병원까지 2곳이 전부다.

구강검진은 모든 치과요양기관에서 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검진이 가능한지 여부를 먼저 확인’하라는 전제가 달려있다.

여기에 제주시 검진기관 중 한수풀의원을 제외하고는 구 제주시 지역, 특히 노형·연동 소재 소아과 의원이 대부분이고, 서귀포 지역 5개 검진기관 중 표선면 표선리와 대정읍 하모리 소재 의원 2곳을 제외한 3곳은 모두 서귀동에 소재하고 있다.

‘검진을 받고자 하는 대상자의 편의를 고려, 가급적 예방접종 시기와 일치하도록 구성하고, 18개월과 5세 때는 치과에서 구강검진도 받을 수 있다’는 소개에도 불구, 무료 검진을 받기 위해 가능한 검진 기관을 찾아가야 하는 수고와 함께 교통비 등 경제적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한정된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검진내용 역시 키·몸무게 등 신체 발달 상황을 체크하는 것 외에는 안전사고 예방과 영양·수면 교육 등이 전부로, 사실상 정밀검사가 필요한 감염성 질환이나 발생빈도가 낮은 특정 질환 등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영유아 1명을 검진하는 데 최소 20∼30분이 소외되지만 정작 보험수가는 평균 2만원도 안 되는 등 일반 소아과 의원들의 호응이 낮은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주부 한모씨(28·제주시 구좌읍)는 “무료라고 해서 살펴봤더니 ‘신체검사’수준인데다 검진기관을 찾아 오가는 시간만 1시간이 족히 넘는다”며 “‘예방’을 위한 거라고 하지만 너무 형식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메디포뉴스-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제민일보 고 미 기자(popmee@j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