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국내 개량신약 ‘역차별’하고 있다

종근당 문승준 차장 “요즘 공단 같은 분위기면 개량신약 할 회사 하나도 없을 듯”

“프리그렐은 약가를 인정해 주지 않고 건보공단이 아스텔라스제약의 베시케어 약가를 인정해준 것은 역차별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종근당의 프리그렐 약가협상을 담당했던 문승준 차장은 지난 1일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RA전문연구회의 ‘제약개발실무교육 심화과정’ 지정토론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승준 차장은 지난 7월 20일 심평원에서 약제급여 판정을 받고, 8월 중순 오리지널의 75% 수준의 가격으로 공단과 협상을 시작했지만 공단은 개량신약의 경우 유용성이 없으면 제네릭과 동등하게 취급한다는 원칙을 앞세워 시작부터 제네릭의 최저가를 제시했고, 마지막 협상까지 갔지만 끝내 비급여 판정을 받고 말았다고 그간 경과를 설명했다.

약가협상 결렬 이후 복지부에 약가에 대해 문의를 했지만 담당자로 들었던 말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세요”라는 말뿐이었다는 것.

문 차장은 “이러한 공단의 가격협상 원칙으로 인해 사실상 국내사들의 개량신약 개발 의지에 찬물을 끼 얻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아스텔라제약의 베시케어가 약가협상에 성공한 것을 두고 개량신약은 인정해 주지않고, 도입신약만 가격을 인정해주는 것은 사실상 역차별로 볼 수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개량신약 개발의 경우, 4~5년의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량신약을 제네릭과 동등하게 취급함으로써 연구개발비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런 공단의 원칙이 계속해서 개량신약에 적용된다면 오리지널사가 이 원칙을 악의적으로 이용, 개량신약 출시전 제네릭 출시를 부추겨 사실상 개량신약의 시장진입을 막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