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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지원자 없던 소록도 병원장 자청한 박형철 씨


“의사 필요한 곳 당연히 가야죠”

한센병에 대한 편견과 열악한 환경 탓에 희망자가 없어 지난 8개월 동안 원장이 없던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이 새 원장을 맞는다.

광주시 동구보건소 박형철(46·사진) 소장이 편안한 삶이 보장된 도시생활을 버리고 ‘천형(天刑)의 땅’ 근무를 자청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김중원(53) 원장이 명예퇴직 하자 고위 공무원 중 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내부 공모를 실시했다.

하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여섯 시간 걸리는 오지(奧地)인 까닭에 근무를 꺼린 것이다.

연봉이래야 기본급·성과급 등을 합해 7천만원에 불과, 개업의 수입에 크게 못 미친 것도 한 이유였다.

이 때문에 소록도병원은 원장 없이 의사 2명·공중보건의 7명이 진찰을 맡아왔다.

이런 사정을 들은 박 소장은 지난 7월 보건복지부 특별채용에 원서를 냈다.

지난 2005년 오스트리아 수녀 2명이 떠난데다 병원장도 없어 실의에 빠졌던 고령의 한센병 환자 642명은 새 원장(28대)이 16일 취임한다는 소식에 삶의 의지를 다시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그는 소록도 행을 택한 자신의 결정이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말한다.

“근무환경은 어떤 곳이나 비슷하다. 다만 그곳 주민들에게 맞는 의료서비스를 펼치는 의사들의 의지가 다를 뿐”이라는 것이다.

신임 박 원장은 전남대학교 의대를 졸업한 뒤 예방의학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지난 1995년부터 12년 동안 동구 보건소장을 지냈다.

그는 자치행정혁신 전국대회 보건복지부분 최우수상 및 지역사회중심재활사업 최우수기관 표창 등의 상을 수상했고, 대통령 직속 의료제도 발전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의사로서는 드물게 전남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는 등 보건복지행정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메디포뉴스-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광주일보 오광록 기자(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