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불면증 환자의 절반 이상이 잠을 충분히 자고도 숙면을 취하지 못해 잠을 자지 못했다고 착각하는 '수면 착각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수면장애 치료전문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박사팀이 지난해 3월부터 올 5월까지 만성 불면증 호소 환자 130명(남자58, 여자72)에 대해 수면장애를 진단하는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한 결과, 대상자의 62%가 잠을 충분히 자고도 실제보다 최소 30% 이상 덜 잤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으로 8시간 동안 수면을 취하고도 실제 수면 시간의 30%(2시간 24분)밖에 자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18%, 50%(4시간)밖에 자지 않았다고 답한 비율이 18%, 70%(5시간 36분)밖에 안 잤다고 대답한 비율이 26%였다.
수면 착각 증후군은 자다가 자주 깨는 경우 심해진다. 조사 대상자들이 수면 중 깨는 원인으로는 코골이와 함께 자면서 자주 호흡이 끊기는 '수면 호흡 장애'가 79.3%로 가장 많았다. 수면 중 팔다리가 떨리거나 이상 감각이 생기는 '사지운동증후군'은 25.6%, 기타가 17.1%였다.
수면 착각 증후군 환자들은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함을 느끼지 못하고 수면의 질에 만족하지 못해 낮 동안 늘 피로하고 무기력함을 느낀다. 또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는 부담감에 밤에도 자기 스스로 자려고 노력함으로써, 오히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한 박사는 "이런 증상을 가진 환자들은 업무 성취도 저하, 운전 중 과도한 졸림으로 인한 교통 사고, 불면증으로 오인한 수면제 장기 복용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만성 불면증 환자의 경우, 반드시 수면제 복용 전에 수면 착각 증후군은 아닌지 먼저 검사해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