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약개발 및 임상시험에 대한 획기적 전략 변화
서울대병원 임상의학연구소 소장 신상구(서울의대 약리학교실 교수)
일본 후생성은 신약 허가제도와 해외개발 신약에 대한 일본 내 임상시험과 허가와 관련하여 보수적으로 접근해 왔던 태도를 글로벌 지향형태로 급 전환하고 있다.
2000년에서 2001년 다국적 기업인 파마시아가 처음으로 일본에서 개발한 Tolterodine ER의 제3상 임상시험을 한일 공동 연구로 6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성공적으로 진행하였으나 일본 내 개발신약의 허가는 장기간의 리뷰를 거치면서 2004년 4월에나 허가될 정도로 일본 후생성은 아시아 자료, 특히 동북아시아 인종자료에 까지 보수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그러나, 최근 다국적기업 주도의 아시아지역(한국, 타이완 등) 임상시험이 활발히 진행되며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일본 후생성의 보수적인 견지는 자국의 제약회사의 신제품을 글로벌 제품으로 개발하는 데도 많은 저해요소가 되며, 오히려 동북아 국가를 신약개발의 파트너로서 초기부터 공동연구로 시작하여 이를 서구국가의 임상시험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따라서 최근에는 아시아지역의 임상자료를 적극 수용하고 아시아지역 연구를 권장하며 가급적 일본인 피험자수가 많도록 디자인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다국적 기업이 개발하는 신약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자세보다는 일본도 글로벌 임상에 가급적 일찍 참여를 권장하는 형태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더욱 획기적인 사실은 일본 내 그간의 보수적인 자세로는 임상시험 인프라가 오히려 한국, 타이완에 뒤지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현 상태가 지속되면 일본이 신약개발의 글로벌화 물결에서 탈락될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다.
이에 한국의 ‘지역임상시험센터 지원’ 프로그램, 타이완의 유사한 임상시험 인프라 지원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변화를 보고 7월 5일 획기적인 임상시험 인프라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하였다.
후생성은 동경주재 게이오 대학병원, 기타사토 대학병원, 오이타현의 오이타 대학병원 등 10개 대형 대학병원을 ‘Core’ 임상시험병원으로 지정하고 임상시험시설 구축을 위한 중장기적인 지속적인 재정지원을 결정하고 이들 코어 대학병원에 연계되는 30개 대형병원을 "Affiliated"병원으로 지정하여 재정 지원하는 중장기 혁신지원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변화로 일본의 유수 코어 대학병원은 그들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과 그리고 타이완까지 아시아 네트워크 구축계획을 가지고 한국 지역임상시험센터 협의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일본의 변화는 그간 한국, 타이완을 중심으로 아시아 협력연구를 추구해왔던 동아시아 임상시험의 축에 새로운 포지티브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이 아시아지역 협력의 중추역할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국내 임상시험 관련한 관/산/학의 지금까지의 노력보다 훨씬 효율적인 협조체계 구축으로 효율적인 해외 글로벌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