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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세브란스, 국내 최초 JCI 인증…국제 의료기관 ‘우뚝’

글로벌 스탠다드로 ‘환자중심 진료구현 및 의료사고 획기적 감소’ 기대


세브란스병원이 2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마침내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JCI)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세브란스병원측은 지난 달 말 JCI인증을 공식 통보 받았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인증을 통해 세브란스병원은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공신력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이번 인증에 따라 JCI인증 유효기간인 향후 3년간 JCI 심볼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JCI는 미국의료기관의 의료수준을 평가하는 비영리법인 제이코(JCAHO, Joint Commission on Accreditiation of Health Organization)가 1994년에 세운 국제기구다.

JCAHO인증은 평가에 대한 의무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95%의 미국 의료기관들이 자발적인 요청을 해 올 만큼 미국 국민들이 의료기관을 선택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지표다.

JCI는 이 같은 JCAHO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뿐 만 아니라 해외 여러 나라의 법과 문화, 역사적 이해를 통해 좀 더 보편화된 국제표준을 만들고 대다수 해외 국가들이 합의하는 이상적인 평가조항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민간 의료보험회사에서 의료기관에 제일 먼저 요구하는 사항이 바로 JCI의 인증여부다.

세브란스병원은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해외의 공신력 있는 의료기관평가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지난 2년간 관련 실무진을 해외로 파견해 연수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시장조사를 통해 JCI 심사통과의 필요성을 분석, 인증 실현가능성 여부를 검토했다.

이후 세브란스병원 JCI실무팀은 기준에 대한 교육을 위해 5000명의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일정을 세우는 한편 의무기록 완성률을 높이기 위해 의료진 교육과 문제점 파악에 나섰다.

아울러 세브란스병원의 진료운영 내규를 보완하고 표준 진료지침서를 개발했다.

평가는 크게 환자진료부문 5개 분야, 병원관리부문 6개 분야 총 11개 분야로 구성돼 있으며, 이에 따른 368개의 표준 및 그 표준에 따른 1033개 항목이 있다.

환자가 입원해서 퇴원할 때까지의 경로를 추적관찰(tracing method)함으로써 환자에게 행해지는 진료의 질을 평가하기 때문에 관련 부서의 서류와 현장이 단순히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해서 기준에 부합할 수 없다.

방동식 진료부원장은 “평가에 시작되자 우리가 갖고 있던 관행은 다 걸려들었다”며 “’이 정도면 포기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평가과정이 만만치 않았음을 전했다.

지난 1년간 평가를 준비하면서 JCI실무팀이 실시한 회의만 100여 차례. 이 밖에도 수십 번의 세미나가 잇따라 열렸다.

세브란스측은 “각 부서별로 자발적으로 실시된 회의까지 합하면 수천 번 이상이 될 것”이라며 “세브란스병원의 자존심을 건 교직원들의 이 같은 자발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이번 인증이 가능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세브란스측은 세브란스병원의 진료서비스가 국제표준이 제시하는 안전과 질적 수준에 충분히 도달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평가 받은 것이라며 이번 JCI인증의 의의를 밝혔다.

무엇보다 JCI인증을 통해 세브란스병원이 기대하는 것은 ‘환자 중심의 진료 구현을 통한 의료사고의 획기적인 감소’다.

수술부위 표시제, 수술실 타임아웃제, 보호 장구 착용 의무화, 수술실 양압 시스템 도입 등을 비롯해 수술과정에 대한 문서화된 운영내규를 마련해 그간 상대적으로 환자 및 수술기록에 신경을 쓰지 못했던 점을 적극 보완했다.

뿐만 아니라 병원감염을 원천적으로 근절하겠다는 목표로 감염관리와 관련된 소모품 등을 철저하게 비치했다.

실제로 병원측은 병원 전체적인 감염관리에 대한 중요성에 따라 이번 평가기간 동안 감염관리실 직원을 기존의 2명에서 7명으로 대폭 증원했다.

방동식 진료부원장은 “이 같은 환자중심의 진료가 점차 누적되면 의료사고는 틀림없이 줄 것”이라며 의료사고로 인해 드는 병원측의 막대한 비용이 절감될 뿐만 아니라 환자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더욱더 증가할 것임을 자신했다.

이 밖에도 지난 1년간 엄격한 JCI평가기준을 준수하면서 진료 안정성과 질 관리가 자연스럽게 체계화됐다는 것이 큰 쾌거라고 평가했다.

남궁기 홍보실장(정신과 과장)은 “이번 인증과정에서 직접 훈련을 받은 레지던트 1, 2년 차들이 24시간 내에 의무기록을 작성하는 것을 어느 새 당연하게 체화하고 있다”며 JCI인증 효과가 그 준비과정에서부터 이미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박창일 원장은 “이번 인증으로 세브란스병원은 신뢰받는 의료기관으로 거듭났다”며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에서 구원한다는 세브란스병원의 미션을 실천하는 동시에 앞으로 외국환자유치의 물꼬가 트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JCI에서 인증한 국가들은 유럽과 중동, 남아메리카 등 총 23개국이며, 전 세계 총 125개 의료기관이 있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와 중국 등이 JCI인증을 받았으며, 일본의 경우 JCI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싱가포르의 경우 대부분 외국계 병원이고, 중국 역시 JCI인증을 받은 병원이 미국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시아에서 순수한 자국병원이 JCI인증을 받은 경우는 세브란스병원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