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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기획1]인질극, 칼부림…공포에 떠는 의사들

최근 보도된 인질극만 두 건, 진료 안정성 ‘비상’

최근 가천길병원 및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의사 인질극이 벌어진 것과 관련, 이를 근절하기 위한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료 주체인 의사들이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는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어 진료안정성에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이 같은 폭행사건에 연루된 병원 및 의사들의 경우 이미지 훼손 및 적잖은 정서적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인질로 한 시간 가량 붙잡혀 있었던 모 병원 의사는 아직까지도 사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천길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최근 벌어진 인질극에 대해 자세한 언급을 회피, 자칫 문제가 확대될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이번 일은 단지 성인남녀의 치정과 관련된 일이라 딱히 할 말이 없다”며 “일과 후 사람들이 없는 조용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보도된 것처럼 대단히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길병원측은 “아마 병원이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일일 것”이라며 “병원도, 담당의사도 해당 사건에 대해 더 이상 언급되길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병원들은 이 같은 폭행 사건 등에 대해 자세한 정황을 말하는 것을 꺼려하는 한편, 요즘은 거의 그런 일이 드물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병원측은 “최근엔 이 같은 폭행, 시비 등이 현저히 줄어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가끔씩 고함이나 언성을 높여가며 시비가 붙는 경우는 있지만 환자가 의사를 때리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 내 고객상담실이나 원무과 등을 통해 환자들이 의사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있어 굳이 물리적인 충돌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환자들의 불만이나 문제제기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응급실의 경우 경비업체가 타이트하게 움직이고 있어 폭행시비가 발생하기 전에 이를 신속하게 제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환자와 의사간의 위계가 사라지고, 환자∙의사 관계가 수직에서 수평적인 관계로 재편되면서 의사에 대한 불만을 물리적인 행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경우가 많아 병원들은 예전보다 우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이같은 충돌에 한층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폭행시비 공포에 가장 많이 시달리는 응급실 의료진을 위해 안전요원 3명을 상시로 배치해 놓고 있다.

강남구의사회는 작년부터 외부 경호업체인 경호노타임콜센터와 계약을 맺고 회원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강남구의사회에 따르면 성형외과 등 의료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과가 강남구에 집중돼 있어 회원 보호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강남구의사회 관계자는 “이번 계약과 관련해 회원들의 요청이 많았다”며 진료과정에서 의사와 환자간의 물리적인 충돌 및 그 수위가 만만치 않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