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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술 마시는 직장여성 35% ″필름 끊긴 적 있다″

술을 마시는 직장 여성 10명 중 3명꼴은 술 마신후 필름이 끊기는 이른바 ‘블랙 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알코올질환전문 다사랑병원이 최근 음주하는 20∼50대 직장 여성 170명을 대상으로 음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5%(57명)가 블랙아웃을 경험했으며 34%(56명)는 월 한차례 이상 ‘과다 음주’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응답자의 4%는 블랙아웃을 정기적으로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직장 여성의 음주 행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블랙 아웃은 알코올 의존증 초기증세 중 하나이며, 과다 음주란 술자리에서 소주1병, 또는 맥주 4병 이상을 마시는 상습적 과음상태를 지칭하는 용어로서 알코올 남용의 초기 증상이 우려되는 상황을 뜻한다.

이러한 음주습관은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쳐 조사대상자의 30%가 숙취 때문에 결근이나 지각, 조퇴 등 업무활동에 지장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고, 37%는 직장내 스트레스로 인해 혼자 술을 마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다사랑병원 이종섭 원장은 “여성의 사회생활 참여도가 높아짐에 따라 여성의 음주형태가 점점 남성화 되어가고 있는 양상”이라며 “남녀간 절대적인 음주량에는 차이가 있지만 정기적인 음주가 늘어나고 블랙아웃을 경험하는 여성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우려할만한 결과” 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여성은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어 남성과 같은 양을 마셨을 경우라도 신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훨씬 크며 이 때문에 알코올 의존에 빠질 위험도 높다”고 경고했다.

#음주, 여성과 남성 무엇이 다를까

직장인 여성 음주의 증가는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음주 기회와 횟수가 증가한 것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몸집이 작을 뿐 아니라 몸 속 수분의 양은 적고 체지방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알코올에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더군다나 여성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ADH)가 남성에 비해 적다. 때문에 여성 음주는 몸에서 흡수는 빠르게 진행되지만 해독은 더디게 이뤄져 알코올의 영향이 그만큼 오래 지속된다. 이런 이유로 여성 음주 시 뇌와 간 등 장기에 미치는 손상이 남성에 비해 더욱 치명적이라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지난해 방송되었던 모 프로그램 중 남성과 여성의 알코올에 대한 반응의 차이를 살펴보기 실험결과 남성의 경우 알코올 섭취 후 뇌파검사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여성은 두뇌 활동이 현저히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남성과 여성이 소주 석잔 씩을 마시고 30분뒤 혈중 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남자는 평균 0.044%가 나온 반면 여성은 평균 0.063%의 결과가 나왔다.

이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알코올에 취약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결과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알코올에 대한 여성의 취약성으로 인해 여성은 정기적인 음주 시 알코올 의존에 빠질 위험도가 남성보다 높다는 점이다. 다사랑병원 전용준 내과 원장은 “여성은 알코올로 인해 골다공증, 간경화, 치매, 우울증 등 동반질환 발병률도 높으며 이로 인한 사망률 또한 남성의 2배에 이른다“ 고 지적했다.

#직장여성 음주는 남성, 주부와 또 다르다

직장 여성의 음주형태는 원인적 측면에서 남성들과 차이가 있으며 형태적 측면에서는 일반 주부들의 음주형태와 차이가 있다. 첫째, 여성은 남성에 비해 음주 시작연령이 늦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들에 비해 음주 시작연령이 늦고 음주로 인한 문제도 늦게 겪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아 직장에서 술을 배우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뒤늦게 음주로 인한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둘째, 직장과 가정 이중고 스트레스가 음주 부른다. 직장여성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 중 특히 직장과 가정, 육아에서의 이중삼중의역할 부담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음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중적인 스트레스는 남성들에게서는 찾아 보기 어려운 음주 원인이다.

셋째, 직장여성에 관대한 음주문화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주부들이 혼자 몰래 숨어서 술을 마시는 일명 ‘키친 드링킹’ 형태의 음주를 한다면 직장여성들은 사회활동을 이유로 음주를 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관대한 분위기다. 이러한 사회적 용인이 직장여성들을 과음으로 몰고 가는 한 원인이 된다.

넷째 적게, 혼자 마시는 경향 강하다. 직장을 다니는 여성 중에 남성들처럼 과음을 하고, 해장술을 마시고, 사우나를 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여성들 대부분은 적당한 수준(기분 좋을만큼)까지 술을 마시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적게 자주 마신다는 것, 또 직장 내 스트레스 우울증 등이 원인이 되어 혼자 마시는 경향이 높다는 점이다. 이종섭 원장은 “남성에게 관대하지만 여성에게는 보수적인 음주에 대한 이중 잣대가 여성이 자신의 음주 문제를 은폐하여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 “직장인 여성의 경우 일상생활 속에서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음주 욕구를 감소시켜 상습적 과음을 할 수 있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좋으며 적절한 음주습관을 통하여 음주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과다 음주 막으려면

다음은 다사랑병원이 추천하는 직장인 여성 음주문제 방지를 위한 생활지침.

①음주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를 차단하라.평상시 적절한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음주욕구를 다스리는 습관을 들인다.

②술을 마실 경우에는 동료와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즐거운 분위기에서 조금씩 천천히 마시도록 한다. 또 권하는 술을 억지로 마시지 않으며, 동료에게도 억지로 권하지 않는 음주문화를 실천해야 한다. 이밖에도 반드시 안주를 먹으며 음주량은 각 주종별 표준 잔으로 2잔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③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1차에서 2차로 이어지는 술자리를 만날 수 있다. 만약 술자리가 2차 이상 길어질 경우에는 비알코올성 음료를 마시면서 술을 깨는 것이 좋다. 직장 내에서 여성이 2차 장소를 먼저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래방 등에서 적당하게 스트레스를 풀며 2차를 하는 것도 좋다.

④홀로 마시는 술은 위험하다. 술을 혼자 마시는 행위가 잦아지는 것을 알코올 남용의 초기 증상으로 해석한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의 경우 남성보다 혼자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의들은 여성 특유의 감수성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 혼자 술을 마실 때 우울증이나 불안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알코올 의존에 빠지기가 쉬우므로 혼자 술을 마시는 것을 삼가한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