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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골다공증 검사∙치료 제도 뒷받침 돼야

신찬수 서울의대 내과 교수


신찬수 서울의대 내과 교수
 
 
 
매년 10월 20일은 세계 골다공증의 날이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2002년부터 2011년을 “골과 관절의 10년”으로 정하여 일반인들에게 골다공증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여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한골다공증학회와 대한골대사학회에서 매년 10월을 골다공증 인식의 달로 정해 골다공증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한골다공증학회와 대한골대사학회가 전국 13개 병원에서 265명의 골다공증성 골절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절을 경험한 환자 10명 중 7명이 골절을 경험하기 전 정기적인 골밀도 검진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골다공증 조기진단에 대한 인식이 지극히 낮은 수준이라는 사실을 반증했다.  
 
특히 골절환자 10명 중 6명은 골절 후에도 골다공증 질환을 의심한 적이 없으며 골절 후 골밀도 검사를 한 환자가 10명 중 3명에 불과했다. 특히 골다공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기 보다는 골절 증상에 대한 외과적 처치(37%) 및 식습관 개선(30%)에만 치중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골다공증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기대 수준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골다공증은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골절이 발생해야만 비로소 골다공증을 인식하는 게 보통이다. 골절이 발생했다는 것은 골다공증이 상당히 진행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다. 따라서 골다공증 환자들에게 질환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사전에 대비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골다공증성 골절의 위험을 적극 알려 골다공증을 조기진단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해서 골다공증에 대한 모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골다공증 환자가 골다공증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적극 대처할 수 있는 제도적인 문제의 개선도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골다공증은 골밀도 검사를 통해 판단하게 되는데, 보통 젊은 성인의 골량에 비해 T점수가 -1이하면 정상으로 간주하고 -1에서 -2.5사이는 골감소증, -2.5이상이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하게 된다. 골다공증 치료에 대한 보험적용 또한 골밀도를 기준으로 한다. 현행보험에서는 골밀도가 -3.0일 때부터 치료시 보험혜택이 주어진다.
 
하지만 골밀도가 -3.0 이하이면 골다공증이 이미 상당히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이며, WHO가 치료를 권고하고 있는 골밀도는 -2.5로, 이보다도 낮을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치료시점인 -1.5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현행 보험제도하에서 보험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골다공증을 더 악화시켜 골밀도를 낮춰야만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보험 급여 범위의 전면적인 확대가 재정상 어렵다면 환자의 연령에 따라 차등을 두어, 예를 들어 60세 이상에서는 -2.5이하, 70세 이상에서는 -2.0 이하 등으로 보험 적용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연령 자체가 골밀도와 무관하게 골절의 위험인자 임이 여러 연구를 통해 잘 입증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70세 여성에서 골밀도가 -2.0인 경우는 50세 여성에서 -3.0 인 경우 보다도 골절의 위험은 더 크다. 이러한 시기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치료가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현행 건강보험은 골다공증 환자의 골밀도가 -3.0 이하라고 해도 계속해서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6개월에 한번씩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6개월마다 골밀도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데 골밀도 검사에 적용되는 보험은 1년에 한번뿐이므로 재검사를 할 경우 환자의 자비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 골다공증 환자 입장에서는 증상의 고통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부담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는 현실이다.  
 
골다공증이라는 질환을 대중에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골다공증의 심각성을 알리는 것 이외에도 골다공증 검사와 치료에 관련된 제도들이 현실적으로 재정비되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