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2 (수)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병원/의원

“비급여나 해야하나”…한숨 속 개원가

경영난-의료법개정 압박 비관적 전망에 자조 늘어

최근 지속되는 경영난과 의료계를 압박하는 정부의 의료법 전면개정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개원가에서는 현 의료현실을 비관하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방에서 개원중인 전문의 A씨는 최근 서울에서 같은 날 개최되는 학술대회 중 어느 곳에 참석할까 고민하다 결국 두 곳 모두 포기했다.
 
예전 같았으면 두 학회 모두 선택의 여지없이 참석했을 자리였지만, 턱없이 낮은 수가의 진료를 위해 학회비, 비행기 운임비를 포함한 교통비, 휴일을 버리면서까지 참석할 의욕을 찾지 못했던 것.
 
또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비급여 술기를 익힐 수 있는 소위 돈되는 학회에 참석해야만 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전문과목을 뒤로 하고 전공불문하고 닥치는 대로 배워야 하느냐는 생각에 마음까지 무거워 졌다.
 
이렇듯 경영난과 더불어 각종 불안요소들이 표면화되고 정면투쟁의 불안정국으로까지 치닫게 되면서 개원가의 한숨이 늘고 있는 것.
 
특히 이 같은 현실 때문에 개원가, 개원의사의 정체성 문제로 인식하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즉, 현 당연지정제와 보장성 강화 추세, 이에 따른 저수가 체제의 건강보험제도가 개원가에 비급여 시장 진출을 강요하고, 결국 이러한 의료정책이 역설적으로 개원가에서 국민생명과 직결되는 환자를 진료하지 말도록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한 개원의는 “의대에 다닐 때부터 배워야 하는 것은 닥치는 대로 배워야 한다고 배웠는데, 그것이 비급여 술기를 배워야 하는 의미가 될 줄은 몰랐다”며 “지금 같은 의료환경에서는 이런 말이 적용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개원가의 ‘비급여화’에 대해서는 누누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돼 왔던 부분이다.
 
지속되는 경영난과 의료계 내부의 과도한 경쟁이 맞물린 진료영역 파괴에 따른 비급여 진료 선호추세가 단순히 개원가에서 틈새시장을 찾기 위한 노력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의료전달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즉, 현실적으로 개원가의 생존방법이 박리다매와 비급여로 국한돼 있는 현실에서는 자신의 진료과목을 포기하고 비급여 중심의 진료로 갈 수밖에 없고, 결국 1차 의료기관 진료가능 환자가 대학병원으로 집중돼 응급·중증환자의 대기시간까지 미뤄질 수 밖에 없는 현상을 초래한다는 우려다.
 
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의료법에 대한 의료계의 투쟁은 그동안 비합리적인 의료정책에 대한 울분이 폭발된 것”이라며 “의료계도 이번 의료법 개정 저지를 계기로 의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