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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개원가, 진료 중 휴대폰 통화 “짜증나네”

첨단화 되면서 다양한 양상의 휴대폰 공해 속출

상황 1
 
환자가 진료를 받기 위해 진료실로 들어온다. 의사가 “어디 아파서 오셨나요?’라고 말하기가 무섭게 울려대는 환자의 휴대폰.
 
그런데 이 환자는 휴대폰을 끄는 것이 아니라 통화를 한다. 그것도 5분 가량 큰 목소리로 말이다.
 
환자 앞에 앉은 의사는 할말도 없고 무안하기도 하면서 그저 환자의 통화가 빨리 끝나기만 바라고 있다.
 
상황 2
 
의사가 진료실에서 한창 진료에 열중하고 있다. 의사는 환자의 증상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중이다.
 
이 때 어디에선가 휴대폰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대기실의 환자에게 전화가 온 것이다. 곧 이어 누군가 우렁찬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대기실은 진료실과 얇은 벽 하나를 사이에 뒀기 때문에 이 시끄러운 환자의 통화내용은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다 들렸다.
 
의사는 개의치 않고 설명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통화 목소리가 너무 커서 어쩔 수 없이 중간중간 말을 끊었다.
 
결국 의사는 점심에 동태찌개나 먹자는 통화내용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우리나라의 휴대폰 보급 성장률은 단연 세계 최고로 기네스북에까지 등재됐을 정도다.
 
그러나 그만큼 휴대폰의 보급과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공공장소에서의 휴대폰 예절 역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휴대폰 예절은 병원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관악구에서 개원 중인 한 개원의는 “최근 들어 휴대폰 때문에 짜증나는 경우들이 많이 생겨 곤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개원의는 “대기실에서 무분별하게 큰 목소리로 통화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진료 중에도 장시간 통화를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휴대폰 공해는 단순히 때와 장소를 안 가리고 큰 목소리로 통화하는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요즘은 휴대폰이 점점 첨단화 되면서 또 다른 양상의 휴대폰 공해들이 생겨나고 있다.
 
송파구에서 개원 중인 한 개원의는 “대기실에서 무료함에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데 그 소리가 은근히 귀에 거슬린다”고 전했다.
 
그는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는 건 좋은데 제발 이어폰을 이용하면 좋겠다”고 전하고 “주변에 전혀 관심 없는 다른 사람들까지 게임 진행과정이나 TV 내용이 이해될 만큼 들린다면 문제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경기도 안성의 한 개원의는 “간호조무사 등 병원 직원들이 환자들 보는 앞에서 휴대폰으로 사적인 통화를 하는 것을 보고 화를 낸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업무 시간에 사적인 통화는 가급적 삼가 해야 하고 하더라도 짧게 끝내야 하는데 환자들 앞에서 너무 오래 통화하는 모습은 아니라고 본다”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아울러 “요즘 휴대폰은 성능이 좋아서 그런지 벨 소리가 거의 MP3 음질이라 벨이 울릴 때 마다 깜짝깜짝 놀란다”면서 “제발 진동으로 해 놨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첨단의 이기인 휴대폰. 하지만 의사들에게 휴대폰은 이제 넘어야 할 또 다른 장애물이 된 것 같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