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차협상 공식일정에서 빠진 무역구제, 자동차, 의약품 분과 협상이 양국 수석대표간 비공식 협의 등 물밑 접촉을 통해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은 서비스 분과에서 논의하고 있는 전문직 자격증 상호인정 분야에서 한의사 자격증 상호 인정을 구두로 공식 요구했다.김종훈 한국 협상단 수석대표는 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 브리핑을 갖고 “무역구제나 자동차, 의약품은 분과 차원 협상은 중단됐지만 다른 분과 협상의 진행상황을 보아가면서 수석대표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활발한 장외 협상=양국 수석대표는 이날 두차례 비공식 만남을 가졌다. 김해용 자동차 공동 분과장 등 협상이 중단된 분과의 관계자들은 수시로 협상장을 드나들며 수석대표에게 현안 보고를 했다.김 대표는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와 두차례 따로 만나 서로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는지(협상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 비공식적인 의견교환을 했다”고 말했다. 커틀러 대표도 “3개 분과 협상은 중단됐지만 양국 수석대표간의 논의가 계속될 것”이라며 “미국은 3개 분야 이슈들의 진전을 이룰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양국 수석대표는 지난 7∼9일 미국 하와이에서 한·미 양국이 고위급 회담을 갖고 무역구제 등 입장 차이가 큰 핵심쟁점에 대해 논의를 한데 이어 6차협상 기간 중에도 장외 협상을 계속할 방침이다.최대 쟁점인 무역구제에서는 미국이 법 개정이 필요하지 않은 범위에서 한국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커틀러 대표는 “미국 법을 바꿔야 하는 무역구제 관련 요구사항은 최종 협정문에 들어가지 못한다”면서도 “협상이 계속 진전될 것이며 한국에서 다른 제안들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6차협상에서 ‘무역구제(한국 요구)-자동차 세제 개편(미국 요구)’,‘자동차 관세 철폐(한국 요구)-의약품 관련 현안 수용(미국 요구)’ 등 현안쟁점간 빅딜의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또한 고위급 물밑 접촉의 일환으로 섬유 분과 협상(17∼18일 진행)을 앞두고 스캇 퀴젠베리 미국 무역대표부(USTR) 수석협상관이 오는 16일 방한해 이재훈 산업자원부 차관보와 협상의 큰 틀을 논의할 예정이다. 섬유 분과에서는 미국의 ‘얀 포워드’(원사의 생산지를 섬유제품의 원산지 기준으로 삼는 규정)를 놓고 양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미국, 한의사 자격증 상호 인정 공식 요구=투자, 서비스, 금융, 지적재산권 등 6차협상 첫날 열린 4개 분과협상에서 양국은 원칙적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구체적인 사안에서 의견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특히 미국은 서비스 분과에서 다루는 전문직 자격증 상호인정 분야에서 전통동양의학 분야 자격증의 상호 인정을 구두로 요구했다. 전통동양의학 분야 자격증은 미국의 경우 침구사, 한국은 한의사로 미국이 구두이지만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는 처음이다.김영모 한국 협상단 서비스 분과장은 “한국은 보건의료직(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건축사, 기술사(엔지니어), 수의사 등 크게 4개 직군의 자격증 인정을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구두로 한의사(침구사),건축사,기술사 등 3가지 직종의 자격증 인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한의사 자격증의 경우 양국간 질적인 차이가 큰 점을 들어 FTA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저작권, 상표권, 특허권 등 3가지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지재권 분과에서는 법 제도와 관련된 부분이 많아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찬희 기자(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