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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개원가, 환자줄고 빚늘고 “아 옛날이여”

8만 의사시대, 상당 수 수익줄어 대출상환 등 어려움

노원구에서 개원 중인 A 원장은 최근 들어 걱정이 늘었다. 불경기로 인해 환자가 줄면서 빚이 더 늘어나게 된 것.
 
가정형편이 그리 넉넉치 않았던 A 원장은 3년 전 병원 개업 시 2억5000만원을 대출 받아 개원을 했다.
 
A 원장은 한 달에 1000만원 정도 벌면 생활비를 제외하고는 이자와 원금 갚기에 바쁘다.
 
그는 “그래도 한 1~2년은 그럭저럭 버틸 만 했는데 최근에는 환자가 급감하면서 빚이 줄지를 않고 있다”면서 “적어도 5년은 뼈 빠지게 일해야 다 갚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가슴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주변에서 빚을 내서라도 개원하라는 말을 자주 하지만 빚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A 원장처럼 많은 개원의들이 처음에 개원할 때 은행 대출을 받아 개원한다. 하지만 10만 의사 시대에 접어들면서 의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예전에는 의사나 한의사들이 은행에 면허증만 들고 가면 무담보로 대출을 해주기도 했지만 지금은 꿈 같은 얘기일 뿐이다.
 
게다가 개원하는 의사 수가 증가하면서 개원의들의 평균 소득도 줄어들어 빚을 상환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악구에서 개원 중인 B 원장은 “한 달에 500만원씩 갚는다 해도 1억을 상환하려면 2년이나 걸린다”면서 “하지만 500만원씩이라도 꾸준히 갚으려면 적어도 월 1000만원은 벌어야 하는데 요즘 같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강남에서 개원 중인 C 원장은 현재 빚이 6억이 넘어 한 달 이자만 200만원이 넘게 나간다고 한다. 그는 “엔화 대출이 조금 있어서 그나마 이자가 적게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원 1년차인 D 원장은 “개원 초만 해도 의사기 때문에 많은 수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매출을 보면 대기업 월급보다도 낮은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D 원장은 “의사가 많다 보니 동네 슈퍼만큼 흔한 게 병원이라 아무래도 예년 같은 수입은 이제 못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럼에도 의사라는 이유로 친구들 만나면 술값은 내가 낸다”고 전하고 “실상은 친구들이 더 잘 버는데 죽는 소리 해봐야 믿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개원할 때 어쩔 수 없이 대출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부동산 등에 투자하기 위해 과도한 빚을 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