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원의가 유명 포털 사이트 토론광장에 ‘의대 진학 하지 마라’는 내용의 글을 실어 그 진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터프가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이 네티즌은 자신을 ‘동네의사’라고 소개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의대보다는 치대나 약대를 선택하라고 권하고 있다.
이 네티즌은 “혹시 의사수가 많아지니 경쟁을 줄이려고 의대 가지 말라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이런 말 안 해도 의대정원은 누가 채워도 채울 것”이라고 이 같은 오해를 부인했다.
그가 의대보다 치대나 약대 지원을 권하는 이유는 크게 다섯 가지로 *너무 긴 교육과정 *정작 고급 의료기술을 쓰지 못하는 현실 *너무 심한 건강보험제도의 제약 *전문직 홀대와 직업통한 만족감 저하 *비교적 제약이 덜 한 약사와 치과의사 등이다.
그는 “학부 6년과 인턴·레지던트 5년, 펠로우 1~2년을 합하면 도합 12~13년이며 남자의 경우 군복무까지 계산하면 무려 15~16년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즉, 인생의 가장 황금기를 공부와 수련, 병원에 얽매여 보내야만 한다는 것. 반면 치대와 약대는 기간이 훨씬 짧다는 메리트가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렇게 공부를 하고 나와도 정작 현실에서는 써먹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네티즌은 “의사들의 진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일반적인 것이 개원”이라고 전하고 “개원을 하면 대부분 감기, 배탈, 간단한 피부병, 물리치료 같은 흔하고 경한 질환을 주로 보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15년 넘게 배워온 고도의 전문기술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의 제약이 너무 심하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보험적용이 되는 범위가 너무 좁다 보니 보험규정을 초과해 치료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그때부터 의사는 범법자가 된다”고 토로했다.
터프가이라는 이 네티즌은 “이 같은 이유로 배운대로 소신껏 진료하기가 어렵고 소신껏 진료를 하면 삭감이나 환수 등의 경제적 불이익과 더 나아가 실사 및 자격정지라는 행정적인 불이익을 받는 것이 지금 의료계의 현실”이라고 비난했다.
그리고 이처럼 의료와 의사에 대해 지나치게 제약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직업이 주는 만족감이 저하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들어 이런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의사들의 넋두리가 많아졌는데 그만큼 의사들의 현실이 어렵다는 뜻”이라며 “이는 단지 돈을 많이 벌고 적게 벌고 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전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치과의사와 약사의 경우 제약이 덜하기 때문에 의대보다는 치대나 약대를 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충고했다.
이 같은 글이 게재되자 현재 200개가 넘는 댓글과 7개의 관련 글이 올라오는 등 네티즌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