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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기획1]전공과목 포기 는다…대안은?

“경영난 극복 위해선 필수”…의료질 저하 우려도

최근 개원가의 경영침체와 과목간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되면서 자신의 전공과목을 포기하고 있는 의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전문과목 미표시 의원은 지난 2003년 3597곳, 2004년 3613곳, 2005년 3819곳, 2006년 1월 4117곳으로, 올해 8월에는 4222곳에 달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전문의가 개설한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명칭에 진료과목을 표시하지 않은 의원이 많았다.
 
이들 전문의의 전문과목은 가정의학과, 외과,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의 순이다.
 
서울 강남경찰서가 지난 9월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는 강남구에 위치한 의원 중 성형외과 전문의가 개설한 의원은 모두 250여 곳이며 일반의가 병행 진료를 하는 곳은 150여 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대한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조사에서는 개업시 외과 간판으로 진료하는 외과전문의가 5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결과까지 나온 바 있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경영난 극복을 위해 경영개선에 도움이 되는 소위 비급여 진료를 하기 위해 진료과목을 전환하거나 자신의 전문과목을 포기하고 진료과목을 두루 표방하는 의사들이 늘면서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3년 전 성형외과로 진료과목을 바꿨다는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여성의학 측면에서 진료영역을 확대할까 고민하다 성형외과로 전향을 결심했다”며 “경영난에 직면한 후 고민끝에 전공과목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지방의 외과 전문의는 “외과의원에서 일반의원으로 전환하고 진료과목을 대폭 늘렸다”며 “진료과목을 늘린 결과 경영에는 상당히 도움이 돼 결정을 잘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제시한 의원급 의료기관 경영분석에 따르면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타 진료과목으로 진료영역을 확대하는 의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실태 조사결과, 진료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의원 중 59.9%는 ‘비만치료’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었으며 그 다음 확대 영역 대상은 대체의학(12.0%), 성형수술(7.7%), IMS 시술(6.3%), 성의학진료(2.1%), 보톡스시술(1.4%) 순으로 집계됐다.
 
즉, 경영난 타개를 위해 진료과목을 전환·확대하는 전문의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신의 전공과목을 포기하는 의사들도 그만큼 해마다 늘고 있다는 결론이다.
 
개원가에서 이 같은 추세가 자리잡은지 오래지만 의료의 질 저하, 1차 의료기관의 기본 진료 수용 부족, 전문의 수급 혼란 등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의료계 내부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거시적인 관점에서 의료전달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정 분야에 타 진료과목 전문의가 늘어날 경우 숙련되지 않은 술기로 인한 의료사고를 초래할 수 있는데다 진료영역을 확대 및 전환하는 것이 기본진료가 요구되는 의원환자를 대학병원으로 내모는 현상을 초래한다는 것.
 
특히 그 부담이 대학병원으로 전가돼 이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환자에게 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의는 “이 같은 진료실태가 확산되게 되면 1차 의료기관 진료가능 환자가 대학병원으로 가는 현생이 발생한다”며 “이에 따라 응급·중증환자의 대기시간이 미뤄질 수 밖에 없고 결국은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