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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입원환자 낙상사고, 의사 주의의무 소홀?

‘사고 후 악화증상-과실’ 인과관계 성립 안되면 책임 없어

지남력장애, 기억력장애 등으로 입원한 환자가 치료 중 병실에서 수차례 넘어져 머리에 외상을 입은 후 치매증세를 보인다면 의사가 관리소홀로 인한 책임으로 피해보상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해 환자에게 일어난 사고가 치료과정과는 상관없이 우연히 일어난 것이고, 치매증상에 병원에서의 사고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면 의사에게 진료상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의사의 책임을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는 ‘개원의를 위한 의료윤리사례집’에서 이 사례에 대해 대법원의 판례를 인용해 “의사의 관리소홀로 넘어져 두부외상을 입고 의사에게 진료상 과실과 현재 환자의 치매증세와 사이에서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의사에게 관리상 주의의무 소홀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례에 따르면, 입원실을 갖춘 정신과 의원을 개원한 L원장에게 5년 동안 지남력장애, 기억력장애, 인지장애 등으로 다른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아오던 70세 N할머니가 증세가 악화돼 내원했다.
 
진단 후 입원한 N할머니는 L의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여러 차례 넘어졌고 그 때마다 복도나 바닥 등에 머리르 부딪쳤으며 이후 자신의 병실에서 두 차례 넘어져 머리에 외상을 입었다.
 
CT촬영 결과 환자의 머리에는 경막하수활액낭종과 만성 뇌경막하혈종이 생겨있었다.
 
환자의 가족들은 할머니가 입원한 후 머리를 다쳐서 오히려 증세가 훨씬 악화됐고 치매가 심해졌다며 L원장에게 피해보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검사 결과에는 뇌좌상 후유증으로 생각되는 국소부위 뇌연화증 소견이 보이지 않았으며 특별히 뇌 손상으로 인한 뇌실질 위축 등의 소견도 나타나지 않았다.
  
윤리위는 일단 의료상 과실에 대해 “피해자(환자)측에서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 있어서 저질러진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의 과실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을 입증하면 의료상 과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리위는 “이 사례의 경우 입원치료를 받던 고령의 정신병환자가 의사의 관리소홀로 넘어져 두부외상을 입고 그 후 치매증상을 보이게 됐지만 그 환자의 치매증세는 사고 훨씬 이전부터 서서히 진행되기 시작해 현재에 증세가 완전히 고착된 것”이라며 “이 사고는 치매증상의 발전과정에 우연히 개재된 사고로, 발전하고 있는 치매증상에 병원에서의 사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환자에게 사고 이전에 이미 치매를 표상하는 기질적 정신장애의 증세가 있었으므로 의사에게 진료상 과실이 있다 하더라도 현재 환자의 치매증세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따라서 의사에게 관리상의 주의의무 소홀에 대한 채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단 윤리위는 “L원장이 지남력과 인지장애가 있는 노인들을 위한 충분한 안전시설을 설치했는데도 환자가 넘어져서 다치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이며 L원장에게 책임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취약한 환자들을 주로 입원시키면서도 침대난간과 지지봉 설치, 벽과 바닥 충격흡수 재질로 바꾸기, 안전요원 배치 등 필요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의사 뿐만 아니라 의원의 관리책임자로서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