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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서울시醫,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드리는 제언’ 발표

의료계와 진실된 자세로 대화 요청 및 3개 대정부 요구사항 발표

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최근 격화되는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드리는 제언」을 3일 발표하였다.

이를 통해 정부에게 무리한 정책추진을 멈추고 젊은 의사들이 자율적 의지로 의료현장으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진실된 자세로 대화를 요청하면서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전공의 수련비용 국가부담제 제안, 국민의 기본권리인 직업 선택의 자유를 억압하는 수많은 행정명령 즉각 철회, 환자-의사 간 신뢰 회복을 위한 사회적 여론 정화 및 의사 악마화 작업 즉각 중단 요구 등 대정부 3대 요구 사항을 제안하였다. 

아울러 금일 발표한 제언에 의하면 서울시의사회는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지만 현재의 갈등 상태를 방치한다면 의료계의 선배로서 전공의와 학생들을 지지하고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투쟁에 선봉에 나설 것임을 천명하였다.

황규석 회장이 발표한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드리는 제언」은 다음과 같다.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드리는 제언

정부의 강압적인 정책추진에 젊은 세대 그리고 미래의 젊은 의사들이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나라에 중요한 한 축인 의료 그리고 의료를 위한 교육에 대해서는 정말 신중해야 하고 전문가들의 수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 어떤 정책이든 무리한 추진을 하면 파열음이 날 수밖에 없고 그 피해자는 국민이다. 한번 망가진 의료체계를 다시 복원하는 데에는 수백 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다시 복원하지 못할 수도 있다.

2022년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는 월 평균 330시간 근무했고, 397만원을 받았다. 전국의 수련병원이 전공의의 저가 노동력을 중심으로 운영되어왔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지만 정부는 이를 외면해왔다. 병원은 전공의·봉직의를 착취하고 국가는 의사를 착취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비판이 나올 지경이다. 정부가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의 기존 요구 사항 역시 현장에서는 별다른 개선점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아무런 노력 없이 돌아오라고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의사회는 의료계의 선배로서 전공의와 학생들을 지지하고 그들을 보호하겠다. 정부에게는 무리한 정책추진을 멈추고 지금이라도 의료계와 진실된 자세로 대화하기를 요구한다. 

전공의의 열악한 처우와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전공의 연속 근무시간을 30시간으로 줄이는 것을 마치 정부가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대단한 처우 개선 방안인양 하는 정부의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 환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의사의 안전이 필수적인데, 전공의 등 의료 인력을 과로사로 몰아넣는 현재의 의료 현장은 살인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정부의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전공의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거론되는 수련병원의 경영문제에 대해 미국, 캐나다, 유럽 등 해외처럼 전공의 수련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수련비용 국가부담제’ 를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

이번 의대 증원 사태로 의사와 환자 간 신뢰가 깨진데다 의사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도 적대적이어서 전문의가 되는 것을 포기한 전공의들이 많다.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보다 차라리 이미 딴 의사 면허로 개원해 일반의로 활동하겠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전공의들이 돌아오게 하려면 그들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국민의 시선을 되돌리고, 의사를 악마화하는 여론 작업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국민으로서의 최소한의 권리와 자유마저 빼앗아온 수많은 명령들의 즉각 철회를 통해, 전공의들이 자율적으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에 현재의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이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3가지 대정부 요구 사항을 발표한다.

첫째, 전공의 수련비용 국가 부담제 제안.
둘째, 국민의 기본권리인 직업 선택의 자유를 억압하는 수많은 행정명령 즉각 철회.
셋째, 환자-의사 간 신뢰 회복을 위한 사회적 여론 정화 및 의사 악마화 작업 즉각 중단 요구이다.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앞두고 있는 국민들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반드시 젊은 의사, 전공의,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인재들을 더 이상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실질적으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이번 의대 증원 사태로 환자와 의사 간 신뢰가 깨진 부분의 복원을 위해, 의사에 대한 적대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정부가 앞장서서 개선해 달라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수많은 명령들을 철회하고 젊은 의사들이 자율적 의지로 의료현장으로 되돌아 올 수 있는 명분을 달라는 것이다. 우리 서울시의사회는 마지막 순간까지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만일 정부가 의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현재의 갈등 상태를 방치한다면 불가피하게 투쟁의 선봉에 나설 수 밖에 없음을 천명한다.

2024. 6. 3.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 황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