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주권 회복과 ‘좋은 공공병원’ 조성·확대에 앞장서는 새로운 보건의료 시민단체 연합인 ‘좋은공공병원만들기 운동본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하며, 본격적인 대외활동을 전개해 나간다.
‘좋은공공병원만들기 운동본부’ 출범식이 5월 25일 하자센터 본관 2층 999클럽에서 개최됐다.
이날 운동본부는 시장 중심 의료체계는 ▲의료비 상승 ▲의료인력 부족 ▲통합적 서비스의 분절 ▲소외 ▲의사-환자 간 불신을 낳고 있으며, 경제·사회적 불평등은 의료접근권의 불평등과 건강 불평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등 한국 의료는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후·생태 위기는 극심한 기후 재난과 인수공통감염병 증가로 인한 팬데믹 등의 위험으로 인류 존속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임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복합 위기 앞에서 우리는 이제 더는 시장 중심 의료가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없으며, 누구도 타인의 목숨을 선별하거나 가격을 매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운동본부는 “의료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면서 소외, 차별, 배제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공공의료 서비스가 모든 이들의 건강을 위한 기본권임을 선언했다.
이어 주권자인 국민 모두의 건강권이 시장 의료 체계에 의해 위협받거나 농락되는 현실은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다면서 의료 공급체계는 시민의 보편적인 건강권 보장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공공병원과 공공의료 서비스는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 주는 필수적 조건이라면서 “공공의료는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를 차별 없이 보장함으로써 민주주의를 구현하며, 지역이나 계층에 의한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개인과 집단의 존엄을 보장하는 필수 생활 수단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운동본부는 모자람이 없는 추운한 공공의료가 서로 교차하는 여러 불평등에 맞서 싸우는데 필수적임을 선언했다.
공공의료는 지불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제공되던 시장 중심 의료 서비스를 모든 사람에게 제공함으로써 왜곡된 불평등 문제를 바로잡고, 정의로운 사회의 토대를 마련하는 최소의 조건임을 강조했다.
소득과 질병, 장애, 인종, 젠더 등에 따른 차별이 없는 공공병원의 이용의 모자람이 없는 권리는 누구에게나 고유한 잠재력을 펼치도록 만드는 최소의 사회적 안전망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운동본부는 공공의료가 현재 진행 중인 기후·생태 위기를 완화하고 예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선언했다.
이윤보다 사람들의 삶과 생태 조건을 우선 고려하는 공공병원과 공공의료 서비스는 이윤 중심 의료체계보다 생태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더 효과적임을 강조했다.
이어 지역 주민의 안전과 필요에 부응하는 좋은 공공병원은 생태 위기로 인한 사회적 물리적 변화에 대응하는 회복력을 구축하고, 미래 세대 간 평화와 정의를 달성하는데 앞장 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운동본부는 의료주권을 되찾기 위해 ▲보편적 접근성 ▲참여와 투명성 ▲보건의료인력 양성의 공공성 ▲건강불평등 개선 ▲생태환경의 보호 ▲차별 없고 안전한 노동환경 ▲상업적 의료로부터의 보호 등과 같은 원칙에 기반한 ‘좋은 공공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선언했다.
여기서 ‘보편적 접근성’은 경제적·지역적 접근성을 포함해 누구나 존엄하게 생활하고 자신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공공병원과 공공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참여와 투명성’은 공공병원 및 공공의료서비스의 설계, 조직, 재정, 거버넌스, 서비스 제공 및 모니터링 등에 있어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보건의료인력 양성의 공공성’은 보건의료인력 양성, 공급, 면허, 교육 등에 대한 제도는 공공복리에 맞게 규제돼야 하며, 공공병원 및 공공의료 서비스를 담당하는 인력 양성·교육에 대한 의무가 있는 국공립 의과대학 제도를 신설하고 충분한 보건의료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건강 불평등 개선’의 경우, 공공병원은 거주지, 소득, 질병, 성별 및 성적 지향, 장애 유무 등에 따른 불평등과 권력 불균형 및 차별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며, 건강 불평등 개선을 위해 애써야 한다.
‘생태 환경의 보호’의 경우, 공공병원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기후·생태를 보호·고려하며, 이윤을 위한 낭비 의료를 멈추고 환경친화적 병원이 되도록 계획·운영해야 한다.
‘차별 없고 안전한 노동 환경’의 경우, 공공병원은 공공의료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과 공공의료를 제공하는 사람 모두에게 평등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상업적 의료로부터의 보호’의 경우, 공공병원은 이윤과 자본 축적을 위한 경쟁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공공의료 서비스의 원칙에 입각해 상업적 의료와 영리적 의료행위로부터 보호돼야 한다.
운동본부는 앞으로의 사업 계획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우선 현장 활동 부문에서는 지역에서부터 주민들과 함께 공공병원 설립 및 기능 강화 운동을 전개하고, 공공병원의 지역사회 책임성 강화를 위한 시민참여 거버넌스 및 불가피 재정지원 예산체계와 성과평가체계 혁신 요구 사업을 추진한다.
또, 지역사회 통합돌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보건소, 재가의료센터, 방문간호센터, 데이케어센터 등과 함께 통합돌봄 네트워크 시범사업 추진 제안 및 모델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와 함께 지역 내 필요한 완화병동 및 회복기 병동 도입 시범사업과 지역의료과 설치 시범사업 등의 추진을 제안 및 모델사업 참여를 꾀한다.
더불어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지역 공공의료 부족 실태 조사 및 인터뷰와 보고서 작성을 실시하는 한편, 주민 공공의료 실천 조직화 설명회 및 교육 표준 프로토콜 작성과 교육진 양성·운영에 참여한다.
정책 활동 부문의 경우에는 좋은 공공병원이 무엇이고 어떻게 확충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과 세미나 등을 추진하고, 이렇게 도출된 정책 방안을 법·제도화 하기 위한 대국회 및 대정부 활동을 펼친다.
또, 공공의료 확충 및 공공보건의료체계(공공병원, 보건소, 사회복지 등 협력) 강화를 위한 정책 생산과 학술 활동 제안·참여하며, 이렇게 만들어진 정책 방향을 알기 쉬운 리플렛으로 정리·제작해 대국민 홍보 등에 나선다.
이어 지역 로컬푸드와 재생에너지 등 환경문제와 연계된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장애 및 빈곤 주민과 이주민 등 소외된 이웃 건강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정책을 추진한다.
홍보 활동으로는 작업장·생활터·거리 등에서 공공의료를 알리고 옹호하는 팜플렛 제작·보급 활동에 나서며, 언론 기고와 성명서 발표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지역사회 주민 중심으로 좋은 공공병원을 알리면서 지역 단위 조직화를 활성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