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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뇌전증 수술 소멸 위기, 정부의 관리 시급

사망 시 평균 나이는 치매 환자 84세, 암환자 66.8세, 뇌전증 환자 49세이다. 돌연사율이 매우 높은 중증 뇌전증 환자들의 사망시 나이는 20-30대로 추정된다. 

사망 시 남은 수명은 뇌전증 환자가 훨씬 더 길다. 특히 0세-34세 어린이, 청소년, 청년의 사망률은 치매 0%, 암 4.5%, 뇌전증 27.6%로 어린이와 젊은 사람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환이 뇌전증이다. 

뇌전증은 3대 신경계 질환으로 환자 수는 약 36만명이다. 그 중 약 70%는 약물 치료에 의하여 발작이 잘 조절되므로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지만, 2가지 이상의 항뇌전증약을 복용해도 경련발작이 재발하는 악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는 약 10만명으로 신체 손상, 화상, 골절, 낙상, 익사, 무직, 실직, 차 운전을 못하는 등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과 장애를 겪는다. 

특히, 발작이 한 달에 1회 이상 발생해서 돌연사율이 30배 높고, 뇌전증 수술이 시급히 필요한 약 3만명의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과 가족은 언제 어디서 다치거나 죽을지 모르는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정부는 이 3만명의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의 치료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 

이 환자들의 유일한 치료법인 뇌전증 수술은 뇌전증 사망률을 1/3로 줄인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뇌전증 수술 건수는 열악한 환경으로 2012년에 238건에서 2021년 83건으로 크게 줄었다. 

뇌전증 수술 건수는 미국이 연간 3500건이고 일본이 연간 1200건 시행하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우리나라는 적어도 1년에 500건 이상이 필요하므로 사실상 1년에 약 400명 이상의 젊은 뇌전증 환자들이 뇌전증 수술을 받지 못하여 사망하고 있는 참담한 실정이다.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의 10년 생존율은 약 70%(미국신경과학회)로 암환자들의 10년 생존율(67.5%, 국립암정보센터)과 비슷하다. 

하지만 사망시 평균 나이는 암환자에 비해 뇌전증 환자가 훨씬 젊기 때문에 사망시 년수명상실(life year loss: 사망으로 인해 잃는 수명, 평균 수명 – 사망시 나이)은 뇌전증 환자가 암환자, 치매 환자보다 훨씬 더 길다. 

따라서,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의 상황은 암 환자나 치매 환자 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으며, 중증 난치성 뇌전증의 정부 관리가 필요한 이유이다. 

뇌전증 수술은 신경과, 소아신경과, 신경외과, 전문간호사, 신경심리사, 신경영상의학과, 신경핵의학과로 이루어진 전문팀이 필요하며, 수술 준비에 엉청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수술시간이 4~6시간이라면 수술 준비에 필요한 시간은 150~200시간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병원의 의료진들은 뇌전증 수술을 회피하고 병원도 특별한 관심이 없다. 

뇌전증 수술병원의 수는 20년전에 16개에서 현재 6개로 크게 줄었다. 따라서, 뇌전증 수술은 전국에 6개밖에 없는 level-4 중증 뇌전증 치료센터의 국가 지정과 관리 및 병원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도 뇌전증 돌연사로 하루에 1명 이상의 젊은 뇌전증 환자들이 귀중한 생명을 잃고 있다. 정부는 중증 난치성 뇌전증 담당부서를 두고 희귀난치병에 준하는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일본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노동후생성이 일본 전역에 28개의 거점 뇌전증지원병원을 지정하고 전국 어디서나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이 수술을 포함한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관리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나라도 빨리 6개의 level-4 중증 뇌전증 치료센터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고대구로병원, 해운대백병원)을 지정해 관리하고, 일본과 같이 점진적으로 확대해서,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의 수술 건수를 500건으로 높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에서 난치성 뇌전증 수술은 사라지게 되고, 중국, 일본에 나가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