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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공적인 ‘ISQua 세계총회’ 위해 최선 다하겠습니다

한국의료질향상학회 이왕준 회장

ISQua 세계총회가 8월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된다.

이번 ISQua 세계총회는 일본 개최 이후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개최되는 행사이자 66개국 20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로, 많은 나라로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ISQua 세계총회 개최 전인 2023년 8월 21~26일 기간 동안 이뤄지는 ‘박하 페스티벌’은 의료질 향상과 환자안전 활동에 관한 대국민 캠페인으로, 300여곳의 국내 병원이 참여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ISQua 세계총회를 공동으로 주최하는 기관·단체 중 하나인 한국의료질향상학회의 이왕준 회장(명지의료재단 명지병원 이사장)을 만나 ISQua 세계총회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과 소감 및 의의가 어떻고, ‘박하 페스티벌’은 어떤 캠페인이며, 앞으로 우리나라가 의료 질 향상과 환자 안전 향상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세계 최대의 의료의 질 관련 국제학술대회인 ‘제39차 ISQua 세계총회’의 국내 개최를 축하드립니다. 이번에 개최되는 ISQua 세계총회는 어떤 행사인가요?

A. 먼저 국제의료질향상연맹(ISQua, International Society for Quality Assurance in Healthcare)은 전 세계 90여개국의 의료 질 관련 학회 및 국가기관들이 참여하는 국제조직입니다.

매년 전 세계 주요 국가를 돌면서 ISQua 세계총회를 개최하는데, 오는 8월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하는 ISQua 세계총회는 지난 2016년 일본 개최 이후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개최되는 행사이며, 66개국에서 2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고 연자로 참여하는 전문가 숫자만 180여명에 달하는 큰 행사입니다.

특히, 우리 한국의료질향상학회을 비롯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의료기관인증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ISQua 서울대회는 8월 28일에 개회식을 개최하며, 반기문 前 UN사무총장이 참석해 개막 연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총회 첫날에는 ‘Korea Session’이 따로 열려, 우리나라의 의료에 관심 있는 전 세계 참가자를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며, 이밖에도 많은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습니다.

Q. ISQua 세계총회 국내 개최 유치는 어떻게 이뤄졌나요?

A. 이번에 서울에서 개최되는 ISQua 총회는 지난 2019년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개최된 ISQua 세계총회에서 결정됐습니다.

당시 저희들은 두바이와 터키 등을 포함해 5개국과 2022년도에 개최되는 ISQua 세계총회 유치를 놓고 경쟁하고 있었으며, 해당 기회를 놓치는 순간 2026년으로 밀려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저희 학회가 ISQua 세계총회를 유치하기로 결정한 것은 2019년도 ISQua 총회가 개최되기 3개월 전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그동안 저희 학회는 ‘우리나라에서도 ISQua 세계총회를 진행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예전부터 하고 있었으나,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서 실행에 옮기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도전하지 않으면 앞으로 몇 년 후에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판단에 이번에 도전하게 됐고, 당시 부회장이었던 제가 TF위원장을 맡아 이사회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뒤 2019년에 개최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신청서는 넣어보자는 생각으로 3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해 ISQua 세계총회 개최를 신청했습니다.

그 결과, 저희들의 노력이 통한 것인지 준비기간이 고작 3개월에 불과했음에도 이번에 2022년도 ISQua 세계총회 개최국으로 우리나라가 선정됐습니다. 전설을 기록한 셈이지요.

물론, 2020년에 갑자기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터지는 바람에 각 국가에서 개최예정일이 1년씩 미뤄지면서 2023년도에 우리나라 서울에서 ISQua 세계총회를 개최하는 방향으로 연기됐습니다.

하지만 2019년에 2022년도 ISQua 세계총회 개최국으로 선정되지 못했을 경우 빨라야 2027년도가 되어서야 개최가 가능했을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2019년도에 선정된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ISQua 세계총회 유치에 필요한 예산 확보가 당시에는 가장 커다란 문제로 대두됐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보건복지부가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셔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공동주최로 들어오면서 예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아무래도 대부분 해외에서 ISQua 세계총회 개최 시 공공의료시스템이 메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관련 인증기관 또는 국가기관이 주최하거나 지원해준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설득한 것이 주효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번에 개최되는 ISQua 세계총회는 한국의료질향상학회와 심사평가원, 의료기관평가인증원 3개 기관이 공동 주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Q. ISQua 국제컨퍼런스 국내 개최와 함께 ‘박하페스티벌’도 추진됩니다. ‘박하페스티벌’은 어떤 행사인가요?

A. 먼저 이번에 개최되는 ‘박하 페스티벌’은 ISQua 세계총회 개최 전인 오는 2023년 8월 21~26일 기간 동안 진행되는 의료 질 향상과 환자 안전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대국민 캠페인입니다.

이번 캠페인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수준을 달성했다고 자화자찬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의료의 질(Quality)과 안전(Safety) 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인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의료는 최근 자타공인 의료선진국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높은 수준을 자랑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20년 전인 2004년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환자들은 치료를 받기 위해 미국 등 외국으로 나갔고, 우리도 의료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논의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의 의료기술과 의료시스템이 국제적으로 발전해 해외에서 환자들이 오고나 의료진들이 우리나라로부터 의료를 교육받기 위해 찾아올 정도로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다만 소프트웨어 측면은 좀 다릅니다. 의료의 절반이 의료장비와 기술 등의 하드웨어로 이루어져 있다면 나머지 절반은 병원 관리 시스템 같은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는데, 그 핵심이 의료 질 관리와 환자안전입니다.

문제는 이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의 발전이 더디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신의료기술에 대해서는 고가의 진료임에도 불구하고 급여를 적용해주고 있는 반면, 환자 안전 수가나 의료 질 향상 수가 같은 것들은 없다는 것에 있습니다.

병원에서 알아서 자체적으로 환자 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현재 실정으로, 우리나라 보건의료가 지속 가능하게 발전하려면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지원 및 투자 등을 통해 환자 안전과 의료 질이 향상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가 높은 수준의 병원을 확보 및 발전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과 정책적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페스티벌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박하 페스티벌’은 보건복지부가 후원하고 한국의료질향상학회(KoSQua)와 대한병원협회가 공동으로 주관으로 하여 ‘우리 모두 함께하는 의료의 질과 안전(Quality & Safety in Healthcare for all)’를 주제로 진행됩니다. 

전국 300여개의 병원에서 일제히 페스티벌 기간 내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의료의 질과 환자 안전’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전개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전국 300여 병원 각 병원의 병원 로비에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 관련 내용을 적은 포스트잇으로 나뭇잎을 표현한 박하나무와 박하나무를 상징하는 페스티벌 존이 만들어지고, 다양한 홍보 부스가 구축·운영됩니다.

또한, ‘박하 페스티벌’에 맞춰서 따로 제작된 200만개의 박하사탕과 “우리는 고퀄병원에서 일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민트티셔츠, 인스타그램 프레임, 현수막, 테이블보 등이 제공됩니다.

더불어 ‘박하 페스티벌’은 모두를 위한 페스티벌이라는 차원에서 이모티콘은 의료진에게 익숙한 의사와 간호사 캐릭터의 QI 활동 모습을 2D 형태로 움직이는 박하 이모티콘이 8월 17일부터 9월 17일(세계환자안전의 날)까지 1개월간 무료로 제공될 예정입니다.

아울러 각국의 의료 질 관리 전문가들이 일요일 아침 일찍 서울 삼성동 일대를 함께 걷는 ‘박하걷기대회(K-Walking Parade)’도 진행되며, 이를 통해 Korea Session 참가를 유도하려 합니다.



Q. 앞으로 우리나라가 의료 질 향상 및 환자 안전과 관련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우리나라는 의료 질에 대한 평가 업무를 주로 심평원에서 맞고 있습니다. 문제는 의료 질 평가지원금 제도가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병원의 의료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동기가 부여돼야 합니다. 어떠한 상승적인 보상이 있어야 높은 의료 질을 유지하거나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하지만 상대평가의 경우 한 번 순위가 정해지면 변동이 잘 이뤄지지 않습니다. 특히, 의료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대형병원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흘러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다른 병원들이 의료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도 순위가 올라가지 않는 이상 보상의 형태로 들어오는 지원금 등은 변하지 않아 의욕을 상실하게 만들어버립니다. 따라서 의료 질 평가 및 지원금 제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합니다.

보건의료 정책 수립·추진 시 의료 질 관리와 환자 안전에 대한 항목이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추진한다고 살펴보면 의료 질과 환자 안전 부분이 정책적으로 다뤄지고 제도적인 차원으로 확대돼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현장에서의 구조적인 문제와 미시적으로 관리하는 부분 등은 많이 발전한 반면에 정책 등 전략적인 대목에서는 받쳐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장 의료 질 및 인증 관련해 국무총리 산하의 위원회에서 어떠한 논의 등이 이뤄져야 하는데, 1년에 1번 정도 소집이 이뤄질 정도로 활동이 저조합니다.

또 우리나라의 의료 질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등을 살피려면 어떤 지표들이 갖춰져 있고, 이를 계속 관리·개선해야 하는데, 의료 질과 관련해 평가·분석할만한 통계 등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병원 내 감염에 대한 항목을 보더라도 각 병원별 통계는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지만, 이를 취합해 전체 국가 단위 또는 지역 단위의 종합적인 통계와 감시(surveillance)시스템은 없습니다.

이는 병원 내 안전사고나 니어미스(near miss) 등의 통계와 감시체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번 ISQua 세계총회를 계기로 의료 질과 환자 안전 등을 전략적·정책적으로 선도하고, 각 질환 및 특성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 통계를 만들어 정책 수립·추진에 참고 및 활용할 수 있도록 나아가야 하며, 정 안 된다면 우리 학회에 위탁해 진행함으로써 보건의료 발전에 이바지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