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아 출생통계와 미숙아의 건강상태, 질병, 장애 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관리 및 관련 기관의 통계지표가 연계 생산돼야 하며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정책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은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보건복지포럼 3월호(통권 제317호)를 통해 ‘미숙아 건강통계 현황과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우리나라의 영아사망률은 출생아 1000명당 2.5명으로 OECD 주요 선진국 영국(3.6명), 캐나다(4.5명), 미국(5.4명)보다는 낮은 편이나 일본(1.8명)보다는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우리나라 저체중아 출생 비율은 6.7%로 일본(9.4%), 미국(8.2%)보다는 낮으나 다른 유럽 선진국 핀란드(3.9%), 스웨덴(4.2%)보다는 높은 편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의 조산아·저체중아 비율은 매년 출산아가 감소하고 있으나, 다태아 출생은 2011년 13만9000명에서 2021년 14만명으로 증가 추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다태아 중에서 조산아 및 저체중 출생아의 비율은 2021년 각각 66.6%, 59.9% 등으로 다태아 중 미숙아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숙아 출생 및 보건통계 생산과 관리 상황은 모자보건법 및 국내 관련 기관과 사업에 의한 통계생산이 일관성 없이 분산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미숙아나 선천성이상아에 대한 통계관리 근거는 모자보건법에 의해 규정 및 관리되고 있으며, 미숙아 관련 주요 통계관리 기관으로는 ▲통계청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사회보장정보원 ▲국립중앙의료원 ▲한국신생아네트워크(Korean Neonatal Network) 등의 5곳이 있다.
그러나 통계청의 경우 우리나라의 영아·모성·태아 사망 수준·특성·추세를 파악해 사망 원인 통계 정확성 제고 및 모자보건 정책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으로, 매년 영아사망·모성사망·출생전후기 사망 통계를 발표하는 것에 그치고 있었다.
실제로 통계청에서 마이크로 데이터 통합서비스(MDIS) 포털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생후 5세 미만까지 출생 사망 연계 자료는 재태연령, 출생체중, 성별, 출생 지역, 다태 출생, 부모 연령, 부모 교육 수준, 부모 직업, 부모 국적, 사망 연령, 사망 날짜, 사망 원인 등에 불과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우 각 병원 전자의무기록과 연동이 되지 않아 정확한 진단 및 실제 처방을 알 수 없으며, 급여 항목 자료만 제공하기 때문에 비급여 항목 자료가 없어 부정확한 면이 있고, 사설 기관에서 재활치료를 받은 의료비용도 알 수 없어 실제 본인 부담 의료비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심사 과정에서 청구액이 삭감되는 것을 피하고자 질병 중증도를 다소 높게 진단하거나, 반대로 급여와 상관없으면 중증질환이더라도 질환 코드를 미기입하는 경우가 있어 편향(bias)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청구 자료의 진단명에 따라 미숙아 또는 저체중 출생아를 그룹별로 나누어 보아야 하므로 정확성이 부족할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산전 인자 ▲출생 시 상태 ▲입원 중 영양 ▲합병증 등의 정보가 없어 국가 역학 자료 분석에 제한점이 있으며, 극소저체중 출생아와 신생아 중환아의 일부는 1차에서 2차까지 영유아 검진율이 낮고, 영유아 검진 시 교정 연령을 기준으로 하지 않은 경우가 있어 실제 성장 및 발달과 약간의 차이를 보일 가능성도 있는 상황.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경우에는 전국 3500여개 보건기관(보건의료원, 보건소·지소, 보건진료소)의 업무를 통합 운영하도록 구축한 정보 시스템인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PHIS)’이 운영되고 있으나, 보건소를 통해 등록·지원되는 미숙아·선천성이상아 의료비 지원 사업에 필요한 정보만 수집돼 해당 목적으로만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한계와 모든 미숙아가 등록되지 않는다는 제한점도 존재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경우 중앙모자의료센터를 통해 고위험 임신부의 안전한 출산과 고위험 신생아의 건강한 출생 및 성장 도모를 위해 모자의료 관련 현황 진단 및 통계자료 수집·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미숙아 관련 산출 지표로는 고위험 분만 관내 의료 이용률, 신생아 입원 관내의료 이용률, 소아 장애인 의료서비스 진료 건수(입원, 외래) 등이 있으나 국립중앙의료원의 중앙모자의료센터 통계관리 사업은 분만 취약지의 의료 접근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미숙아 성장발달지원 정책 및 추적 관리와 연계된 통계지표 생산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신생아네트워크의 경우 출생체중 1500g 미만의 출생아들을 전향적으로 등록해 관리하는 사업으로, 2013년부터 10년째 운영되고 있다.
대한신생아학회에서 운영·관리하는 국내 유일의 미숙아 관련 레지스트리로, 전국 74개의 병원에서 1만5461명을 등록해 관리하고 있으며, 전국 NICU에 입원한 극소저체중 출생아의 ▲정보 등록 ▲주산기 및 신생아기 ▲퇴원 후 교정 18~24개월 및 3세의 주요 임상정보 ▲추적 관찰자료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한점으로는 전체 미숙아를 다루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지금까지는 만 3세까지의 정보만 수집되며, 병원 방문과 전화 응답 등이 되는 경우에만 추적이 가능하다는 문제가 있다.
최은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출영아사망률은 감소하고 있으나 저체중아 출생비율은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건강취약성에 따른 지속적 지원 근거 마련을 위한 통계의 생산·관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히 “건강취약성으로 인한 의료지원 수요를 조기에 파악하려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보건통계지표를 생산·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라면서 “미숙아 출생통계 및 건강관리에 대한 통계관리 차원의 구체화된 법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체 미숙아에 대한 출생과 건강상태, 건강검진 결과 등에 대한 총괄적 통계지표 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기반이 마련돼야 함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최 연구위원은 미숙아 출생에 대한 정확한 통계관리가 선행돼야 하며,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사망하는 경우나 기타 여러 가지 누락될 수 있는 경우를 최소화해야 하고, ▲임신 기간 32주 미만의 조산아 ▲출생체중 1500g 미만의 극소저체중 출생아에 대한 지속관리 체계의 기반 조성을 위해 보건통계지표를 생산하고 관리해야 함을 제언했다.
또 미숙아의 생존과 사망에 대한 지표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발육 발달상태, 질병, 장애, 건강한 삶의 질 등에 대한 지표가 생산·관리돼야 하며 기존 보건사업에서 생산되는 통계정보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 이용 및 건강검진 정보 등을 연계해 통계를 생산할 수 있는 사업과 정책적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