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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셀프케어 앱 ‘라이트 아일랜드’, 정신건강 문제 기술적으로 해결하고파”

블루시그넘 이상아 COO, 개인 맞춤 정신건강 셀프케어 서비스 ‘라이트 아일랜드’


코로나 19가 가져온 또 다른 문제는 정신건강의 악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관계 단절과 생활고로 인해 국민의 우울과 불안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사실 코로나 19 이전에도 한국인의 우울증 비율, 자살률은 높게 나타났다.

정신건강 문제 해결의 필요성은 존재하지만, 여전히 사람들 중에는 정신의학과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고, 재정이나 시간 등 현실적인 문제로 정신의학과 치료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블루시그넘은 접근성 높은 1인 정신건강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이다. 블루시그넘이라는 이름은 블루와 시그널(시그넘)의 합성어로, 우울함과 같은 심리 신호를 포착하겠다는 뜻이다. 그간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최근 서울특별시에서 주최한 스테이지 유레카에서 수상, 내년 1월에 개최되는 미국 최대의 IT 컨퍼런스인 CES 2023에 참가하게 됐다. 

블루시그넘 이상아 COO(Chief Operating Officer)는 창립 멤버는 아니지만, 블루시그넘의 미션에 공감해 회사에 합류하게 됐다고 한다. 평소에는 피플팀으로서 HR을 관리하고, 대외 행사시엔 발표를 맡기도 한다는 이상아 COO를 만나 블루시그넘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Q. 블루시그넘은 어떤 회사이고, 어떻게 합류하게 되셨나요?

블루시그넘의 미션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감정의 하루를 선물하는 것이고, 비전은 전세계 사람들이 우울한 날에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1인 가구를 위한 반려견을 대신할 로봇을 만들면서 시작했습니다. 이 사업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돼 포기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주위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해결의 필요성을 발견하게 됐어요.

그래서 ‘하루콩’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고, 이후 라이트 아일랜드와 당신의 상담소라는 포트폴리오까지 갖게 됐습니다. 저도 심리상담을 받아봤고, 블루시그넘의 서비스가 기존의 심리상담이나 정신의학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디지털화를 통해 함께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디지털화를 통한 정신건강 문제 해결이라는 미션에 공감해서 블루시그넘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Q. 블루시그넘에서 발견한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는 무엇이었나요? 

저희가 발견한 문제가 두 가지 있었어요. 바로 인식과 해결의 문제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우울증을 알아채는데 평균 7년이 걸릴 정도로 우울증을 인식하는 게 어렵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울증 환자 중에서 20%만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다고 하니 우울증을 인식해도 치료 접근에 굉장히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었어요. 높은 상담 비용, 직장으로 인한 시간 문제 등이죠.

이번에 출시되는 라이트 아일랜드는 솔루션에 가깝다면, 기존에 출시된 ‘하루콩’은 간단하게 자신의 기분과 활동을 태핑(Tapping)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입니다. 프리미엄을 구독하면 기분의 분포나 자기활동과 기분의 상관관계를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떨 때 우울한지를 돌아볼 수 있는 거죠.

사실 내가 어떨 때 우울한지,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셀프케어를 제공하는 이런 무드트래커 프로그램은 이미 완전 경쟁 시장이에요. 하지만 저희가 갖고 있는 사용성,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 측면의 강점을 살려서 최대한 간단하게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고자 노력했고, 올해 4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미국·캐나다·영국 등에서 무드트래커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하는 등 나름 성공적으로 시작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기존의 앱들과 비교해 블루시그넘이 갖고자 하는 차별점은 무엇이었나요?

심리는 전 세계적으로 프로토콜이 비슷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울증이나, 인지 왜곡 등을 나라마다 비슷하게 정의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모두가 같은 텍스트북을 쓴다고 생각하시면 쉽고, 그래서 세계화가 편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기존의 정신건강 셀프케어 앱을 살펴보면 명상에 집중돼 있는데, 아마 기존 앱들이 명상에 집중한 이유는 시작하기도 쉽고 컨텐츠를 제작하기도 쉽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명상이 맞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데다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해결책 측면에서 필요를 다 채우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개인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저희가 라이트 아일랜드로 풀고자 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지를 기억해서 점점 더 개인화될 수 있는 셀프케어 서비스입니다.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감사일기를 쓰거나, 스스로의 생각 습관을 찾아보거나, 구체적으로 직장 환경에서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찾아보거나,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보는 것 같은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해결 방안 중에는 반려견의 유무에 따라 달라지는 것들도 있어요. 사용자가 반려견 유무 등을 선택한 것을 기억해 사용자의 환경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지금은 베타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중이고, 내년 CES2023 이후 상반기에 출시를 할 예정입니다.


Q. 내년 CES 2023에 스테이지 유레카 수상으로 참가하게 됐다고 들었습니다.

CES 2023은 미국 최대의 IT 컨퍼런스입니다. 그중 스타트업 기업들이 모이는 유레카파크라는 전시관이 있어요. 여기에는 특히 국가적 지원이 많은 프랑스와 한국의 참여율이 높은데요, 서울디지털재단에서 주최하는 유레카파크에 참가할 스타트업을 뽑는 ‘스테이지 유레카’에서 저희 회사가 수상을 했고, 내년 CES 2023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가서는 서울디지털재단에서 잡아주신 여러 해외 유튜버와의 인터뷰와 함께 데모데이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구요, 내년 말에 B2B 확장을 생각하고 있는데 이번 CES 2023 참가가 잠재적 구매자들을 만나보고, 내년 초에 미국에서 출시할 라이트 아일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내년에 출시될 라이트 아일랜드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라이트 아일랜드를 제작하면서 초점을 맞춘 것은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게임화)과 개인화였어요. 건강 카테고리 앱의 유저의 지속 서비스 이용률(리텐션)이 30일이 지나면 보통 4% 정도에요. 특히 우울증 환자분들은 의지력이 약한 상태이다보니 더욱 서비스를 지속 사용하기 어려워하고, 그래서 어떤 분들은 정신건강관리를 앱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 회의감을 가지시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일상적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UI/UX가 굉장히 좋고, 마음에 부담 없이 편하게 쓸 수 있고, 게임 요소를 넣어서 성취감이나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려고 노력했어요. 온라인 상담이라는 방법도 있지만, 그러면 어쨌든 정신의학과 의사나 심리상담가분들의 시간을 써야 하기 때문에 비용에 대한 부담이 낮아질 수 없고, 또 항상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죠. 사람이 참여하지 않고 기술로서 해결하고자 했어요.

저희는 저희 앱이 대체재라기보다 보완재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것들을 대신하거나 정신의학과 치료나 상담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일주일에 1시간 의사를 만나는 시간 이외의 대부분의 시간들에 일상적으로 다가가려고 했고, 그래서 기존 앱들의 부족한 부분인 개인화에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기술적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해결하고 싶어요. 아직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Q.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원리인가요?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데이터입니다. 저희의 다른 서비스인 하루콩도 어느새 3천만의 데이터가 쌓였거든요. 이 데이터들을 활용해서 라이트 아일랜드를 만들고 있긴 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사용자의 피드백이 쌓이고, 데이터가 더 축적될수록 효용성이 높아질 것 같아요. 예를 들어 20대 여성은 이런 활동을 좋아하고, 애완견이 있는 사람은 이런 액티비티가 효과가 있고 등을 분석해서 더 좋은 솔루션을 드릴 수 있겠죠.

저희는 완전한 AI 서비스는 아니고, 정신의학과 전문의, 상담사, 임상심리학자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의 노하우를 활용한 질 좋은 콘텐츠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입장에서 맞다, 아니다를 선택해 로직트리(Logic-tree)를 그려나가는 방식이에요. 여기에서 사용자가 자신의 심리에 대해 알아가고, 시스템이 데일리한 액티비티를 추천해주는 거죠.

간단한 설문으로 자신의 상태가 어디에 가장 유사한지를 쉽게 알 수 있고, 그럴때 하면 좋은 활동에 대한 알람이 가는데, 나뭇잎 사진을 찍는다던지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재밌고 다양한 활동들을 제안할 예정이에요. 우선 피로, 번아웃으로 시작해서 연애, 자존감 등 다양한 주제로 확장해나갈 예정입니다.


Q. 현재의 수익 구조과,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지금은 B2C로 구독제나 프리미엄 모델을 통해 수입을 얻고 있고, 향후 B2B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을 갖고 있어요. 미국 500대 기업은 97%가 심리 상담을 지원해주고 있고, 이는 정신 건강 이슈가 기업 생산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구성원분들을 위한 서비스도 준비 중에 있고, 기업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서비스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신건강에 유의미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콘텐츠에 있어서도 다양한 전문가분들께 자문을 받으며 제작하고 있고요, 여러 연구나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보건복지부 과제의 경우 서울대학교, 연세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알코올 중독 관리 앱을 만드는 데 참여하고 있습니다.

향후 디지털 치료제까지 확장하려는 생각은 갖고 있지만 지금 당장은 라이트 아일랜드가 정신건강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소비자 측면에서 검증되는 게 먼저인 것 같아요. 디지털 치료제로 등록이 되더라도 실제로 환자분들이 좋은 효과를 얻어야 하고, 또 한국에서는 사업성 측면에서 아직 불투명한 부분이 많아서 그런 부분들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블루시그넘은 앞으로도 정신건강과 관련한 디지털화되고 개인화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라이트 아일랜드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