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가 사상 처음으로 의사들의 노조인 전공의노조를 출범해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들의 수련교육제도 및 수련환경 개선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톨릭의대 김성훈 교수는 대한병원협회지 최근호에서 전공의 수련교육제도의 문제점으로 *수련교육기회 감소 및 교육 받을 양의 증가 *교육시스템 문제 *수련병원간 전공의 수급 불균형 *수련과목 및 수련병원 선택, 전공의 수급의 경직성 *과다한 전문의, 부족한 1차전문의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병원에서 진료숙련도가 높은 펠로우를 통한 진료시스템을 선호하면서 전공의가 단독진료나 고난이도 진료에 참여할 기회는 더욱 줄어들고 있으며 의학의 발전으로 교육 받을 양은 현저히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한 “여 전공의 숫자가 증가하면서 분만휴가로 인한 업무공백도 발생하며 고 년차가 되면 전문의 시험을 위해 몇 개월간 병원을 떠나는 왜곡된 교육체계가 수 십년 간 이어져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고 년차 전공의 위주로 선택교육과정을 운영해 자신의 진로에 따라 취약한 분야를 보완하게 하는 체제를 구축하거나 펠로우와 전공의의 업무 재조정 및 연차별 전공의 업무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련병원간 전공의 수급불균형 문제에 대해서는 “수련내용의 표준화를 통해 전공의가 전국 어느 병원에서 수련을 받더라도 일정 수준이상의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지도전문의가 전공의 수련교육에 관한 관심과 전문성을 갖도록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행 수련교육제도 하에서는 전공의가 수련 중에 수련병원이나 수련과목을 변경할 수 없고 병원측에서도 한번 선발한 전공의를 중도 탈락시킬 수도 없는 현실”이라면서 “과별 전공의 정원을 년차별 정원이 아닌 총 정원으로 하고 병원의 필요에 따라 년차별 정원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차 진료의와 전문의 인력 구조의 재조정을 위해서는 “1차 진료의 과정을 신설하거나 기존 전문의에 대한 추가교육 또는 기존 전공의의 교육과정에 추가하는 방안 등이 제기됐었는데 의대 졸업 후 교육의 큰 틀 안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이와 연계해 현행 인턴과정을 학생인턴제로 대체하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 일부 병원에서 시행한 학생인턴제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대학병원과 다른 수련병원들을 하나의 병원군으로 하는 학생인턴제의 세부 시행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개선책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갈 구심체가 필요하다”면서 “이 구심체는 정부, 의사관련 단체, 수련병원, 전문의 및 전공의 대표들로 구성돼야 하며 하루 속히 활동을 시작해 구체적인 개선책을 제시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한전공의협의회 이혁 회장은 전공의 수련교육제도 개선을 위해 *신임 평가기관의 이관 *수련표준화 사업 인턴제 폐 및 학생인턴제 도입 *수련 보조금 전면 확대 등을 주장했다.
신임 평가기관 이관에 대해 이 회장은 “경영과 경영환경을 최우선에 두는 단체가 전공의 교육의 문제와 생활 환경개선을 책임지는 현재의 제도는 이제 고쳐져야 할 때가 됐다”면서 “수련병원의 지정과 감시 관리를 그 자신들의 단체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평가할 수 있는 단체로 이관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전국 어느 병원에서나 각 과 전공의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임상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병원이 아닌 각자의 과별로 순환 파견제를 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병원으로의 이동이 아니라 과로의 이동이며 과별 특성을 바탕으로 파견하는 것으로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병협과 의학회 등이 자료를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 회장은 “현 인턴제도는 수련 목적보다는 고급인력을 저렴하게 혹사 시키는 것으로 교육적인 가치가 없는 이상 인턴제도를 폐지하고 학생인턴제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일정과 준비 없이 무작정 도입한다면 학생들에게 혼란과 피로감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인턴제를 답습하는 학생인턴제는 분명히 거부한다”고 전제했다.
이 회장은 “진심은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대전협은 이전 선배들의 순수함과 이성적 판단, 그리고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진심을 다해온 조직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그렇기에 지금이 바로 앞서 열거한 많은 것들을 깊이 생각하고 다듬어 낼 수 있는 거시적인 안목과 개혁을 실시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
200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