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5년차에 접어든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 시범사업에 참여한 장애인 수가 전체 장애인의 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중심의 건강주치의 제도 정착을 위해 이용 대상자 확대, 적극적인 홍보, 주치의 선택권 확대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됐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임선정 수석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 강화 방안 마련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장애인 건강주치의는 중증장애인이 거주 지역 또는 이용하던 의료기관의 의사 1인을 일반건강 관리의사 또는 주장애 관리의사로 선택해 만성질환(일반건강관리) 또는 장애 관련 건강상태(주장애관리) 등을 지속적 포괄적으로 관리받는 제도로 2018년부터 1·2·3단계에 걸쳐 시범사업만 진행되고 본사업으로 전환이 되지 않고 있다.
임선정 수석에 따르면 2021년 12월말 기준 전국 중증장애인 수는 98만 4813명으로 이 중 4년간 시범사업에 참여한 장애인 수는 5371명(중복자 제외)으로 전체 대상자의 0.5%에 불과했다.
특히 3단계 시범사업에서는 주장애 서비스 이용대상을 지적, 정신 자폐성을 추가했지만 지적 자폐증은 7명만 이용했고, 정신 자폐성 장애인은 단 한 차례도 이용하지 않았다.
임 수석은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의 문제점으로 ▲장애인도 잘 알지 못하며 ▲경증장애인은 대상에서 제외돼 있고 ▲만날 주치의가 부족한 점을 들었다. 아울러 ▲물리적·경제적·심리적 접근성 ▲의사에게만 넘겨진 주치의 무게 ▲장애인 욕구를 반영하지 않은 제한적인 서비스 ▲장애인정책국의 버거움 등도 걸림돌로 꼽았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임 수석은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그는 “1~3단계 시범사업에 대한 데이터 분석과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장애인 등록자와 이용자, 주치의 등록자와 이용자 수의 차이가 있다”며 “등록을 하고 이용하지 않는 공급자(의사)와 수요자(장애인)의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반·주장애·통합관리의 각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도 단계별로 다양하다. 포괄평가 및 사업계획 수립 후 전화상담, 환자 관리 연계하고 있는 서비스 간의 유기적 관계를 파악하고 이용이 증가하고 있는 방문 진료에 대한 제도도 보완·확대해야 한다”며 “모니터링 과정에서 서비스 이용자 및 장애인단체와의 간담회를 통해 당사자 중심의 제도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 건강주치의 이용대상을 중증장애인이 아닌 장애인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며 “주치의 제도는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장애로 인한 2차 질환을 예방한다는 취지로 설계됐는데 이미 장애가 심해진 중증장애인만 대상으로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장애인 건강권법 개정안은 최혜영 의원(2021.2.22.), 이종성 의원(2022.3.28)이 대표발의한 상태다.
이밖에도 임 수석은 “장애인에게 주치의를 선택한다면 자연스럽게 주치의는 확대될 것”이라며 “장애인 주치의 시범사업에 참여한 100명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치과 진료서비스 요구도는 85.1%로 진료서비스는 구강검진(100%), 스케일링(89.5%)로 나타났다. 한의사 진료서비스 요구도도 74%였지만 장애인 한의주치의 시범사업은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그는 “새로운 제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의사 모두에게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홍보 및 설명회 등을 실시해야 한다”며 “장애인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총괄적인 장애인 건강 정책을 담당할 전문 부서 신설도 필수적이다”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