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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협 “전체 의사 부족이 아니라 필수과 전문의 부족한 것”

8일,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관련 대한의사협회 입장

대한의사협회가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과 관련, 전체 의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핵심은 필수분야, 필수과의 전문의가 부족한 것이라며 왜곡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공공의대 신설, 의사정원 확대 등 사건의 본질보다는 고인을 정치적 이해관계나 특정 단체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의협은 8일 입장문을 통해 “국내 굴지의 대형병원조차 의료진의 뇌출혈 응급상황을 막을 수 없었던 현 대한민국 의료의 현 주소에 대해 우리 협회는 참담함과 비통함을 금치 못하며,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을 향해 머리 숙여 애도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의협은 무작정 의사수를 증원한다고 해서 필수의료 과목의 전문의 부족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왜곡된 환경에서는 오히려 늘린 그만큼 미용분야 등 비급여·저위험 분야의 의사와 해당 의료기관만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의협은 “외과계 특히 흉부외과, 뇌혈관외과, 산부인과 중 분만분야 등 의사들이 선호하지 않는 소위 기피과 현상에 대해 단지 어렵고 험한 것을 꺼려하는 세대와 가치관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다”라며 “사명감과 사회적 책무를 근간으로 의학에 몰두하고 전념하고자 하는 의사들에게 합당한 설자리와 여건이 현실적으로 마련되어 있는지 근본에 접근해야 풀릴 문제”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주요 사망률 질환은 암, 심장, 뇌혈관 등으로 현행 기피과가 해당되지만, 매년 필수 진료과목 전공의 정원 미달 사태는 반복되고 있다. 또 외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진료과목의 전문의를 취득 후 다른 진료과목을 진료하고 있다는 의사의 비율(2016 전국의사조사)을 보면 (흉부외과) 40.7%, (외과) 12.8%, (산부인과) 10.6%, (응급의학과) 4.3%로 나타난다.


뇌혈관질환 등 긴급수술을 요하는 경우 대부분 응급한 위독사항으로 발생하기에 해당 과목 전문의는 1년 365일 온콜(on-call, 긴급대기)로 당직을 서야하며, 전문의 1인이 해결할 수 없기에 펠로우 및 관련 의료인력도 같이 온콜대기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전문의를 비롯해 지원 의료인력이 전반이 부족해 규모가 큰 병원이라 할지라도 극소수의 인원이 돌아가며 365일 전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의협은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온콜당직을 했음에도 환자가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직비 등을 지급하지 않거나 실제 야간에 수술을 하는 경우라도 이에 대한 보상과 피드백이 없는 불합리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의사들은 필수의료 분과의 지원과 진료를 기피하게 되고, 점점 해당 전문의가 고갈되다보니 소수의 전문의가 그 부담을 떠안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증 질환 분야의 전문의가 부족한 현실에서도 세계최고수준의 의료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그간 노력해온 우리나라 의료진의 실력과 헌신을 반증하는 것이지 당연한 결과가 아니라는 것.


의협은 특정과 기피현상 문제 해결방안으로 ▲획기적 처우개선책을 통한 기피과 인식개선 및 동기부여 ▲의료분쟁특례법, 분쟁비용 국고지원 및 필수의료지원 특별법 제정 ▲뇌혈관 수술 등 해당 진료수가 현실화 ▲필수 의료 인력 수련비용의 국가 보장 ▲신경외과 전공의 우선 배정 등 중증 진료 분야 인력 확보 ▲권역, 지역별 민간병원과 연계한 필수의료 민관 협력(야간 온콜 시스템 도입) ▲중증 필수 의료 분야 지원을 위한 다양한 재원 마련 ▲중증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국가책임제 시행 ▲지역 필수의료 육성 ;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이 중요 ▲필수의료 우선순위, 수가정상화 등 독립된 협의체 운영 필요 등을 제안했다.


의협은 “제안하는 본 의제들이 즉시 시행되고, 중장기 과제로 별도 추진해야 할 부분은 중간 동력을 잃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 그리고 의료계 모두가 굳은 의지를 발현해야 할 것입”이라며 “필수 의료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적 책임을 재차 강구하며 고인 및 유족, 국민에게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게 얼마 남지 않은 기회의 불씨를 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