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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간호법 심사 ‘D-day’ 醫·看 찬반 팽팽

복지위 법안소위 23일(오늘) 9시 회의 개최…
의료계·간호계 찬반 시위·집회 이어져

간호계의 오랜 숙원인 간호법 제정 심사가 이뤄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전체회의가 23일(오늘)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갑작스런 한파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와 간호계의 찬반 시위가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22일부터 국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치며 간호법 심의 반대 및 법안 폐기를 요구하고 있고, 대한간호협회는 23일 국회 앞에서 전국간호사결의대회를 열고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의협 “간호법 즉각 폐기 촉구”


대한의사협회는 1인시위를 전개하며 “간호법은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뿌리를 흔들고 보건의료체계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특정 직역만을 위한 이기주의적 법안”임을 강조하고, 간호사를 제외한 다른 당사자들이 모두 반대함을 들어 “간호법안은 즉각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2일 의협을 비롯한 보건의료 관련 단체들이 간호법 제정 국회심의 반대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 직후, 의협은 즉각 릴레이 1인시위에 돌입하며, 간호법안 폐기 촉구를 위한 의료계의 강력한 의지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22일 오후 의협에서는 이필수 회장, 이정근 상근부회장, 박종혁 의무이사가 참여했고, 인천광역시의사회 이광래 회장이 참여해 힘을 보탰다. 23일 오전에는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과 윤인모 의협 기획이사, 이현미 의협 총무이사가 릴레이 바톤을 이어받아 간호법의 폐단과 부당성을 역설했다.


이틀간 1인시위에 나선 이필수 회장은 “간호법 제정안은 개별 직역에게 이익이 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의료인과 의료기사는 물론 의료현장 종사자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국민의 건강권 보호와 보건의료발전을 위한 합당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만약 법안 통과가 현실화된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3일 첫 주자로 참여한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은  “간호사들이 의사의 지도·감독 하에서 벗어나 독자적 업무 수행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려 한다면 현행 의료인 면허체계에 매우 심각한 왜곡과 혼란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간호사의 이익을 위해 의료체계를 무너뜨리고 국민 건강을 희생할 수는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1인시위는 24일까지 진행되며, 이 기간동안 의협 임원진이 잇따라 동참해 간호법이 야기할 보건의료 생태계 교란 문제와 특정 직역 이기주의의 문제 등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간협 “코로나 영웅 칭송이 아닌 ‘간호법’을 달라”


“여야 3당은 간호법을 제정하겠다는 정책협약을 지켜라”
“의협은 간호사가 독자 진료행위를 할 것이라는 허위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하라”
“초고령사회에서 안전한 보건의료와 간호·돌봄을 위해 간호법을 제정하라”


23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전국간호사결의대회에서 현장 간호사들이 강추위를 뚫고 국회를 향해 목이 터져라 외친 간절한 구호들이다.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가 주최한 이번 결의대회에는 전국 16개지부 현장간호사와 간호대학생, 내빈 등 499명이 참석해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간호계의 오랜 숙원인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풍물패 공연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킨 뒤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코로나 시국에서 희생된 간호사에 대한 묵념 시간을 가졌다.


이어 간호사들의 숭고한 헌신을 응원하면서 간호법 제정에 힘을 보태는 우군들의 연대사가 이어졌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순자 위원장은 “간호법은 특정 직역의 이익을 위한 법이 아니다”며 “간호법은 코로나19 대응체계 구축과 보건의료인력 확충 등을 위해 정부와 체결한 9.2 노정합의 사항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가시화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기에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간병시민연대 강주성 대표를 대신해 참석한 박시영 활동가는 “간호의 가치를 높여 돌봄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달라는 마음에서 연대를 한다”며 “간병시민연대는 간호사법이 아닌 국민의 간호법 제정을 위한 간호사들의 투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래소비자행동 조윤미 상임대표는 “현행 의료법은 1951년 시절에 만든 국민의료법이 뿌리다. 당시 의사 숫자는 5082명이고 간호사는 1700여명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의사 13만명, 간호사는 46만명으로 의료법은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증가하는 국민의 간호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간호법 제정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국간호대학 KNA 차세대 간호리더연합 박준용 회장은 “세계 90개국가에 있는 간호법이 우리나라에만 없다”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소중한 의료자원인 젊은 예비간호사들이 암울한 미래를 맞이하지 않도록 간호법이 제정되는 그날까지 투쟁하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현장간호사의 호소에 발맞춰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참석자들의 열렬한 구호 속에 신경림 회장이 대국민 호소문 발표로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신 회장은 “초고령사회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간호인력 확충과 간호법의 제정은 이 시대 변할 수 없는 대명제이자 진리”라며 “간호협회와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책협약을 맺은 여야 3당은 약속을 꼭 지켜달라”고 말했다.


또 신 회장은 “의사들의 직역이기주의와 권력적 형태로 인한 폐해는 우리사회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간호법이 제정되면 보건의료체계를 혼란시킬 것이라는 허위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하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이어 신 회장은 16개 지부 회장단 및 임원과 함께 단상 앞에서 46만 간호사들의 절실한 마음이 담긴 호소문을 국회에 전달하기 위한 출정식을 갖고 결의대회를 마쳤다.


이에 앞서 오전 8시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는 간호학과 학생들이 장미 1500송이와 함께 대국민호소문를 나눠주며 간호법의 국회 통과를 기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 등 여야 3당이 지난 3월 각각 발의한 간호법안과 간호·조산법안은 24일 오전 9시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소위에 상정돼 심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