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마다 통합적인 염증성장질환센터 프로그램 수립돼야”

다학제팀 기반 치료 핵심…전문 IBD 간호사 교육 부족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염증성장질환 환자 치료를 위해 각 병원 사정에 맞는 염증성장질환센터 프로그램 수립의 필요성이 제시됐다.

연세의대 소화기내과학교실 천재희 교수 연구팀(박지혜·박신영·이신애·박수정)은 염증성장질환(IBD)의 IBD센터를 통한 체계적이고 다학제적인 접근의 필요성과 함께, 종합병원이나 제도적 지원이 없는 병원에서는 센터 도입이 쉽지 않기 때문에 각 병원의 상황이나 능력에 따라 염증성장질환 치료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이 같은 제안이 담긴 논문은 최근 대한내과학회지(KJIM) 제36권 5호에 ‘염증성장질환(IBD) 환자의 치료 개선: IBD센터 관리를 위한 관점 및 전략(Improving the care of 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 patients: perspectives and strategies for IBD center management)’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염증성장질환은 소화기관 내에 비정상적인 염증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원인 불명의 만성 장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을 일컫는다. 증상이 거의 없는 관해기와 증상이 심한 활동기가 반복돼 평생 치료하고 관리해야 하며, 주기적인 검사와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 IBD는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으로 여러 동반질환의 위험도 안고 있다.

염증성장질환의 발병률과 유병률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에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 소아 IBD 발병률은 최근 5년 사이에 크게 증가했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식생활과 환경의 변화, 진단기술의 발전, 의사의 인식 등이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국내 환자 수도 적고 질환에 대한 인식도 부족해 염증성장질환을 전문적으로 관리·치료하는 병원이 드물었지만, 최근 환자가 늘어나면서 규모 있는 종합병원 및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염증성장질환 전문센터 혹은 전문클리닉을 운영하는 병원이 많아졌다. 또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복잡한 염증성장질환의 특성상 최적의 치료를 위해서 소화기내과 전문의, 방사선 전문의, 간호사, 영양사, 약사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팀 기반의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연구팀도 “IBD는 종종 다학제 치료가 필요한 복잡한 질병”이라며 “따라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IBD 전문 간호사의 역할을 강조한 연구팀은 “IBD 환자의 치료 일정은 일반적으로 IBD 간호사가 관리하고, 예약 및 교육 기회를 주선하며, 필요에 따라 다른 부서와의 상담일정을 계획한다. 그러나 여러 IBD 환자를 보는 병원의 경우 IBD 간호사 혼자 이런 모든 일을 처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따라서 IBD 전문의의 진료가 가능한 병원에 IBD 클리닉(센터)을 설립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IBD 간호사의 전문성을 향상시킬 교육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IBD 간호사의 대부분은 소화기학 학술대회나 세미나에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에만 의존한다. 대한간호사협회에서도 소화기, 염증성장질환 전문 분야에 대한 인증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IBD 간호사의 인증 또는 면허가 가까운 시일 내에 공식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연구팀은 염증성장질환센터의 통합적인 프로그램이 수립돼야 함을 강조했다. 더 큰 센터의 구조를 따르기 보다는 병원 상태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갖춰야 한다는 것.

연구팀은 “IBD 환자 치료의 질을 개선하고 통합적이고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IBD센터 활동 프로그램을 각 병원의 상황 또는 능력에 따라 실행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