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반응]보건복지부가 지난 15일 전국 의료기관의 외래 주사제 처방률을 전면 공개한 것과 관련해 의료계는 병의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하고 일률적인 처방률 공개는 무의하다고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장동익 의협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밝혀졌듯이 주사제 처방률이 100%에 이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민들의 주사제 선호경향, 습관을 바꾸는 것은 의료계만으로는 역부족이며 정부와 의식을 함께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또 주사제 처방률 공개의 향후 파장과 관련 “처방률이 높은 병의원은 무조건 안 좋다는 식으로 매도돼서는 안된다”며 “국내 항생제 처방률이 외국에 비해 다소 높은 것이 전적으로 의료계에만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철수 병협회장은 “조사결과가 전부는 아니며, 조사에는 분명 이유나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처방률이라는 통계자료만으로 병원계를 매도해서는 안된다”고 피력했다.
종합병원 중 주사제 처방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 한성병원의 한 관계자는 “예전 항생제 처방률 공개 때는 우리병원이 처방률 낮은 기관 1위를 했었다”며 “복지부의 발표에 따라 좋은 병원, 나쁜 병원이 좌지우지 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병원의 특성이나 지역적인 성향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순하게 수치화해 발표하는 것은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남 거창군의 김정형외과의원 원장은 “우리 의원은 지역 특성상 노인 환자가 많기 때문에 환자의 요구에 의해 주사를 처방 하는 경우가 많다”며 “단순한 빈도보다는 좀 더 세세한 기준을 통해 구체화된 통계를 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권갑수 마취통증의학과의원의 권갑수 원장은 “주사제를 많이 처방한다고 더 마진이 남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하고 “복지부의 의도는 모르겠지만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주사를 놓은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며 위장상태가 안 좋은 환자의 경우 주사가 더 효과적이다”며 “또한 환자들이 주사를 더 원하기 때문에 그들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처지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처방률이 높게 나타난 대전 동구에 위치한 한 의원 원장은 “주사제 처방률이 높은 것이 무슨 잘못이냐”며 화를 내고 전화를 끊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 개원의는 “환자의 경우와 상황에 따라 처방이 다른 것인데 일률적으로 기준을 정해 거기에 맞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의료계의 현실에 대한 고려 없이 공개를 해서 처방률이 높으면 나쁜 병원, 낮으면 좋은 병원이라는 식으로 호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
2006-05-16